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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체 직업병 사망자의 4%인 ‘급성중독’만 보호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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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체 직업병 사망자의 4%인 ‘급성중독’만 보호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 유민정 기자
  • 승인 2021.07.1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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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로 규정
"직업성 질병을 얻는 노동자, 거의 대부분 보호대상에서 빠져"
'과로'와 관련된 질환인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모두 제외
"법령의 모호함과 포괄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게 전가돼"
"원청으로서의 중대재해 예방의무를 다시 하청에게 떠넘겨"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일 정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한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는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로 규정되었다.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 /관계부처 합동 자료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 /관계부처 합동 자료

급성으로 발생한 질병이면서 인과관계 명확성과 사업주 등의 예방 가능성이 높은 질병으로 구체화했다고 하지만, 이는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에 의한 급성중독으로 한정된 것으로 직업성 질병을 얻는 노동자는 거의 대부분 보호대상에서 빠진 것과 다름없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지난 3월 케미컬뉴스 ‘[직업성암] 오래전부터 무슨 일 하셨어요?‘에서도 언급되었던 윤진하 교수의 2019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직업적으로 고농도 유해물질 노출된 암 발생자 중에 30%는 퇴직 후에나 병을 알게 돼 유해물질에 노출이 되었더라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존재한다. 조기진단을 받기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유해물질 노출이 되었더라도 암 발생까지 추적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급성중독이라면 암을 진단받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직업성암이 백혈병을 제외하고 10~40년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급성중독만 한정해 보호한다는 것은 수많은 직업성 질병에 걸린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일까?

사진=픽사베이

시행령은 각종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급성중독, 혈액전파성 질병, 산소결핍증, 열사병 등 24가지 질병을 그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노동계가 지속해서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던 '과로'와 관련된 질환인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등이 모두 빠진 이유에 대해서 정부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잠복기가 긴 경우가 많아 현재 사업주에게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경영책임자 의무 또한 시행령에서 매우 불명확하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일 대한건설협회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모호한 법률규정을 구체화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법령의 모호함과 포괄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게 전가돼 기업의 리스크는 더 커지고 부당한 부담만 가중됐다는 것이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지난 15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긴급 토론회'에서 "우선 시행령에는 2인1조, 과로사 근절, 안전 작업을 위한 인력확보 등 중대재해의 핵심 내용이 빠져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20년 직업병 발생현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0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2021. 일과건강 갈무리
2020년 직업병 발생현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0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2021. 일과건강 갈무리

19일 일과건강은 시행령에서 열거하고 있는 영역은 전체 직업병 사망자의 4% 내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 중대재해에서 나타났던 ‘2인1조’ 작업위반, 건설업에서 공기단축을 위한 ‘동시작업’ 수행 등 구체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한 사항을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청으로서의 중대재해 예방의무를 다시 하청에게 떠넘기고 있다고도 했다. 하청이 재해예방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적정한 안전 및 보건 관리 비용과 수행기간만 제공하면 된다는 것은 지금도 산업안전보건법에 적시되어 있는 내용이라는 것. 적정한 안전 및 보건관리 비용을 어떻게 해설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심각할 것으로 보이며, 하청노동자의 중대재해를 위한 아무런 예방기능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 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법령에서 의미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

일과건강은 "처벌이 아니라 예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현재의 시행령으로는 결코 중대재해 예방을 수행할 수 없다"라며, "노동자 사망의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법률을 잡아먹는 시행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령 제정안은 7월 12일~8월 23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 되며, 내년 1월 17일부터 시행된다.

[케미컬뉴스=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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