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의 장내 세균에 미치는 병원성 영향

최근 국제분자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카린,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등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가 장내 세균인 대장균에 미치는 병원성 영향을 최초로 입증했다. 인공감미료를 먹으면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일까. 

인공감미료는 설탕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합성물질로 설탕보다 수백 배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적어 다양한 식품에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이 대장균은 인슐린을 생산하도록 설계되었다. /BBC 갈무리

대장균(Escherichia coli, E-coli)은 일반적으로 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대부분 무해하며, 소화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일부는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마시게 되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대장균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식중독과 연관시키지만, 미국의 건강정보서비스 WebMD에 따르면 다양한 유형의 박테리아에서 폐렴 및 요로 감염에 걸릴 수 있다. 실제로 요로 감염의 75% 이상이 대장균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 대장균은 인슐린 생산을 비롯해 항생제, 백신 및 기타 많은 치료법의 생산에 사용되었고, 대부분의 약물 연구 개발 단계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인공감미료가 대장균을 병원성으로 만들 수 있어

의학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전 연구에서 인공 감미료가 장내 박테리아의 수와 그 유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그런데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 연구진의 이 새로운 분자 연구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감미료가 박테리아를 병원성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병원성으로 변화된 박테리아가 장내 상피 세포인 Caco-2 세포에 부착해 침입하거나 죽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엔테로코커스 패칼리스(Enterococcus faecalis, E. faecalis)와 같은 박테리아는 프로바이오틱스로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장벽을 가로지르는 E. faecalis는 혈류로 들어가 림프샘과 간, 비장에 모여 패혈증, 요로감염, 심내막염, 수막염 등 많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E. faecalis /사진=미국 농무부

이 연구에서 식이 음료 캔 2개에 해당하는 농도의 3가지 인공 감미료 모두가 대장균과의 장 Caco-2 세포에 대한 접착력을 크게 증가시키고 생물막 형성을 차별적으로 증가시켰다. 연구진은 생물막에서 자라는 박테리아가 항균 내성 치료에 덜 민감하고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분자인 독소를 분비하며, 독성 인자를 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또한 사카린을 제외하고는 병원성 장내 세균이 장 벽에서 발견되는 Caco-2 세포를 침입했다.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의 생물의학 교수인 하보비 치크거 박사는 "감미료가 내장을 유지하는 박테리아 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공 감미료 소비에 대한 큰 우려를 낳는다"며 "이 연구는 음식과 음료에서 흔히 발견되는 몇몇 감미료들이 정상적이고 건강한 내장 박테리아를 병원성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성으로 변한 장내 박테리아는 생체막의 형성 증가와 장 세포에 대한 박테리아 접착력과 침입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변화는 우리 몸 속에서 장내 박테리아가 침입해 장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감염과 패혈증, 다기관 기능 상실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미료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감미료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와 간암 발병 위험성

한편, 지난 4월 국내 연구팀이 2004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의 메타분석을 시행한 결과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면 간암 발병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인용색인 국제학술지 '퍼블릭 헬스 뉴트리션' 3월호에 게재된 이 연구에 참여한 명승권 교수는 “청량음료에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네오탐, 아세설팜과 같은 인공감미료가 암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연구나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연구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사람 대상 역학연구에서는 암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와 이러한 위험성과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또한 있었기 때문에 해당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명 교수에 따르면 설탕보다 200배 단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스파탐은 쥐 동물연구에서 메탄올이 생성되고,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로 대사되면서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전에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3건의 연구만 포함되어 확실한 결론을 내리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가 간암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단정 짓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설탕의 과다 섭취가 비만과 당뇨병과 같은 질환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우리의 건강에 대한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식단에서 감미료와 설탕에 대한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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