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세균 억제하는 항균기능
해양수산부, 나노바이오 기술 접목으로 5월 25일 특허 출원 완료

8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해안가에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에서 발생해 해류와 바람에 의해 제주 연안에 대량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괭생이모자반(Sargassum horneri)은 지난 1월 한 달 제주지역 발생량만 이미 지난해 발생량을 넘겼다. '바다의 골칫거리'인 이러한 괭생이모자반을 이용해 세균과 진균을 동시에 억제하는 항균기능성 나노복합체를 개발했다고 해양수산부가 25일 밝혔다. 

나노복합체란 나노미터 수준에서 하나의 상(像)이 다른 상 내부로 분산되는 이종 소재다. 지난해부터 괭생이모자반을 대상으로 나노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연구해온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당 연구결과를 이날 특허 출원까지 완료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괭생이모자반 분쇄물에서 얻은 탄소나노점(10nm 이하의 크기를 가지는 원형의 나노입자)과 아연 아세테이트 파우더를 혼합해 수열(Hydrothermal)처리를 한 뒤, 탄소나노점-산화아연 나노복합체를 합성했다. 이후 이를 세균과 진균에 처리한 결과, 세균과 진균을 둘러싸는 생육억제영역이 모두 20mm 이상 되는 것을 확인했다. (생육억제영역크기는  10% 락스희석용액의 경우 22∼25mm)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과 같은 특정 세균에 대한 실험에서는 생육억제영역이 각각 22mm, 26mm까지 커지는 결과를 보였는데, 이는 10% 락스희석용액의 세균 억제력과 유사한 수준이다. 진균의 경우에는 효모와 곰팡이에서 모두 23mm, 25mm 크기의 생육억제영역이 생성돼 세균뿐만 아니라 진균에 대해서도 높은 항균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괭생이모자반 개체

열대지역 민물에 사는 물고기 제브라피쉬를 이용한 배아세포독성실험도 진행했는데, 30분이 지나고 배아세포가 파괴되기 시작한 락스희석용액과 달리,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체는 24시간이 지나도 배아세포가 파괴되지 않고 배아가 유생으로 크는 것으로 보아 모델생물체 내에서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10% 락스희석액 및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체 용액 처리 후 시간에 따른 제브라피쉬 배아변화: 락스희석액을 처리한 경우 독성으로 인해 30분 경과 후부터 배아세포 파괴 및 24시간 경과 후 완전 분해되나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체의 경우 배아세포 파괴없이 24시간 경과 후 배아가 성공적으로 유생으로 생장. /연구그림=해양수산부 

이번에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한 번의 수열처리방법으로 합성이 가능할 만큼 과정이 간단하며, 합성할 때 독성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오염의 걱정이 없고, 물에 잘 녹는 높은 수용성으로 인해 희석, 점도조절, 혼합 등이 용이함에 따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산업계에 소개하고 관심있는 기업과 함께 인체 유효성 및 안정성 평가와 같은 추가 연구를 진행해 분무형 소독제, 기능성 화장품 및 피부질환 패치 등으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을 뒤덮은 괭생이모자반 /사진=뉴시스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체 구조 및 모식도: 약 100nm 이상의 산화아연 나노입자 안에 약 10nm의 탄소나노점 입자가 촘촘히 들어가 있는 형태를 가짐 /연구그림=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 관련 과학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하는 공공기관으로 앞서 괭생이모자반 추출물에서 비용종(콧속 물혹) 및 축농증 예방·치료 효능과 피부질환(건선) 효능 등을 발견하고 성분 분석 등을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해 오고 있다.

임영훈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나노복합체 개발은 괭생이모자반이 항균 소재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며 “해당 연구 성과가 기업에 이전돼 실생활에 상용화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국립수산과학원은 괭생이모자반을 한우와 전복용 사료의 대체원료로 개발하는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수입산 미역 분말에 의존하고 있는 어린 전복용 배합사료 원료를 괭생이모자반 분말로 대체하는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