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손재성·채한기 교수 연구팀
성능 저하 첨가제 없이 3D 프린팅에 적합한 잉크 만들어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4.5일자로 온라인 게재

3D 프린팅된 열전소재를 이용한 열전발전기 /연구그림=UNIST 제공

높은 온도의 폐가스가 흐르는 엔진이나 공장굴뚝 배기관을 발전기로 사용할 수 있을까. 국내 연구팀이 열전 발전기를 배기관 파이프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열전 기술은 열전효과를 기반으로 하는데 열전소재 양 끝단에 발생하는 온도 차와 전하 캐리어의 확산으로 밀도 차가 생겨 전기를 만들어내는 힘이 발생한다. 이를 이용해 열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가 바로 '열전 발전기'다. 

열전 발전기를 파이프 형태로 만들어 바로 쓰는 방식은 사각 평판 형태의 열전 발전기를 파이프에 붙여 쓸 때와 달리 열손실이 적고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UNIST 신소재공학과 손재성, 채한기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성엽 교수 연구팀은 열전소재 입자에 금속을 첨가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3D 프린팅 가능한 고효율 열전 잉크 소재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점탄성 열전 잉크 소재 제조 원리-납-텔루라이드(PbTe) 입자에 나트륨(Na)과 안티모니(Sb)를 각각 도핑하면 입자 표면에 음전하(-)와 양전하(+)가 생긴다. 이 표면 전하로 인한 입자간 반발력이 입자의 운동을 방해해 점탄성이 증가한다. /연구그림=UNIST 제공

열전 기술 연구에서 '납-텔루라이드(PbTe)'라는 소재는 중-고온 대역에서 대단히 우수한 성능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는데, 연구팀은 배기가스 온도인 400°C~800°C 에서 열전성능이 우수한 납-텔루라이드 입자로 열전 잉크 소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잉크 소재는 '액체 괴물' 슬라임이나 찰흙처럼 고정된 모양을 유지하면서 쉽게 변형할 수 있는 점탄성이 높은데, 이는 납-텔루라이드 입자에 금속을 도핑하면 생기는 입자 표면의 정전기가 점탄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입자간 전기적 반발력이 입자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원리라고 한다.

연구팀은 점탄성을 지닌 잉크 형태로 합성된 뒤에도 성능 저하가 없었으며, 시뮬레이션 했을 때 파이프형 열전 발전기가 파이프 위에 부착된 열전 발전기보다 발전능력이 1.8배 이상 높았다고 했다.

납-텔루라이드(PbTe)의 3D 프린팅 공정  /연구그림=UNIST 제공

손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가장 흔한 열원인 공장 배기관이나 수송수단 배기관의 열을 전기로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채한기 교수는 "열전소재 분야에서 3D 프린팅을 사용하면 기존 소재가 갖는 여러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첨가제 없이도 잉크에 점탄성을 띠게 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좌측 상단부터 손재성 교수, 채한기 교수, 추승준 연구원, 이정수 연구원, 주혜진 연구원 /연구진사진=UNIST 제공

해당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논문명 'Doping-Induced Visoelasticity in PbTe Thermoelectric Inks for 3D Printing of Power-Generating Tubes'로 4월 15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정식출판 예정이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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