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세포노화 가속화를 촉진
시냅스 밀도를 낮춰 뇌 능력 저하 및 노쇠화
정신질환이 아닌 전신질환으로 바라봐야
최근 캘리포니아대학교(UCSF) 연구팀에 따르면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이하 우울증)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건강한 사람의 세포와 비교할 때 DNA의 특정 부위에서 높은 메틸화율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DNA 메틸화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변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세포 노쇠 속도가 빨라지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혈액 샘플을 통해 분석한 결과 동일한 연령대의 건강한 개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년 정도 빠르게 나왔다. 연구 이전에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우울증 환자 49명과 동일한 연령대의 건강한 대조군 60명의 혈액 샘플 수집, 사망률과 관련된 메틸화 패턴을 분석하는 알고리즘(GrimAge)을 사용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흡연이나 BMI 수치와 같은 요인을 고려해도 차이는 유지됐다.
이는 정신과 교수 오웬 올코위츠(Owen Wolkowitz)의 지적 "우울증에 관해 주목할 만한 점 중 하나는 환자의 자살 및 생활습관을 고려하더라도 예상치 않은 노화 관련 질환 및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것"과 함께 우울증과 세포노화 가속화의 생물학적 메커니즘 관련성을 추측게 한다.
앞서 2019년 예일대 의대의 연구팀은 우울증이 뇌 노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양전자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을 통해 뇌를 스캔 한 결과 우울증 환자가 대조군에 비해 시냅스 밀도가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냅스는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로서 밀도가 낮다는 것은 인지장애와 주의력, 기억력 결핍과 관련이 있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건강 문제로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약 3억 명(총 인구의 약 4.4%)이 다양한 형태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우울증과 조울증 같은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신과 진료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인지치료, 약물치료 및 기타 치료방법의 발달도 진행 중이지만 기본적으로 개인의 노력이 필수불가결하다. 부정적 인식, 생각의 왜곡을 피하고 위로와 격려의 습관화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우울증을 정신질환으로만 바라보는 단순한 시각에서 벗어나 전신질환으로 인정하고 대응해야 하겠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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