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동시다발적인 산불 진화 완료
계절, 지형 특성상 산불에 취약해
인위적인 발생이 대부분인 만큼 경각심의 생활화 필요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영주시 제공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영주시 제공

산림청은 22일 낮 12시 20분쯤 하루 전부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5건의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강원도 정선, 경상북도 영주·예천·안동, 경남 하동 등지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관련 공무원, 군인 등 3300여 명의 인력과 산불 진화헬기 70여 대가 동원됐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대기가 건조하고 강풍 특보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산림인접지에서의 불씨 취급을 삼가 달라"라는 당부를 전했다.

경사가 높을수록 산불의 확산속도 빨라져

산불은 그 피해의 범위 못지않게 확산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더 큰 주의를 요한다. 앞서 지난 18일에 발생한 양양과 정선지역의 대형 산불은 '양간지풍(양양과 간성 지역 사이로 부는 바람)'과 같은 국지적 강풍이 나무의 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의 특성과 만나 빠르게 피해를 키운 전형적인 사례다.

경사에 따른 산불확산형태 / '경사에 따른 산불의 확산속도' 한국방재학회논문집 갈무리

또한 경사도에 따라 산불은 확산속도가 다르다. 충북대학교 응용생명환경학부의 신영철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경사가 10˚일 때 평지의 1.38배, 경사가 20˚일 때 평지의 2.07배, 경사가 30˚일 때 평지보다 2.80배 빠른 속도로 산불이 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대부분 경사가 21~30˚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산불 확산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산불 발생건수 및 피해면적 /이미지=산림청

산림청의 '최근 10년간의 산불 현황(2010~2019년)'을 보면 산불은 연평균 400건 발생했으며, 사계절 중 봄에 발생한 산불 빈도가 58%로 가장 높다.

발생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담뱃불, 성묘객 실화 포함) 41%, 논·밭두렁 소각 16%, 쓰레기 소각 14% 등으로 이어지는데 사람에 의한 부주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입산자 실화의 사례는 쉽게 떠올리는 대로 취사로 인한 화재와 담배꽁초에 의한 화재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버려지는 페트병이나 깨진 유리병이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페트병의 남은 물과 유리병이 볼록렌즈와 같이 빛을 모으는 효과를 내서 마른 낙엽에 불이 붙을 수 있고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발화물질이나 화기물을 소지하지 않는대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져간 모든 물품들은 다시 가져온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한편, 산불은 고의성 여부를 떠나 실화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질 수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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