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는 직사광선을 피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
맥주는 산화취와 일광취 주의
생(生)탁주는 효모가 살아있기 때문에 탄산가스 주의
와인은 셀러 혹은 냉장보관, 개봉한 와인 보관방법은 없다고 봐야
홈술·혼술이 새로운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제한된 외부 활동과 외식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기왕 마시는 거 맛있게 마셔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술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보관이 중요하다. 주종도 다양하게 즐기는 요즘 어떻게 술을 보관해야 할지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모든 주류는 고온과 직사광선에 취약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맥주는 고온과 직사광선에 오랜 시간 노출된 채로 보관할 경우 이취(異臭, off flavor)가 발생하거나 성분 변화, 침전물이 생기는 등의 변질이 일어날 수 있다. 이취는 양조, 숙성, 보관, 유통 등 모든 과정에서 일어 날 수 있지만 보관 상의 문제로 산화취와 일광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맥주를 온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게 되면 맥아의 지방산 성분이 산소, 효소와 반응해서 T2N(Trans-2-nonenal)을 생성하는데 이것이 산화취의 원인이다. T2N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젖은 종이 맛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맛을 떨어뜨린다.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될 경우에 생기는 일광취는 MBT(3-Methyl-2-butene-1-thiol)가 생성되기 때문인데, 해외에서는 스컹크 방귀 냄새에 빗댈 정도로 맛과 향을 불쾌하게 만든다.
겨울철 같은 경우는 날씨로 인해 동결과 해동이 반복될 수 있는데 이때 혼탁현상(chill haze)이 생길 수 있다. 맥아의 단백질과 폴리페놀의 결합으로 안개에 비유되는 뿌옇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인체에 무해하고 풍미와 맛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어느 정도 진정된 상태로 마시는 게 맥주를 즐기기에 좋다.
생막걸리를 비롯한 생(生)탁주는 효모가 살아있기 때문에 냉장온도(0~10℃)에 세워서 보관해야 한다. 효모에 의해 탄산가스가 생성되는데 눕혀서 보관할 경우 가스와 내용물이 뚜껑을 새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물이 흐른 상태로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길 우려도 있다.
생막걸리와 관련해서 충북대 식품공학과 정헌상 교수팀은 '탁주의 유통기간 산정을 위한 저장온도 및 기간별 품질특성'을 통해 냉장보관 시 55일, 상온 보관 시 3일 내에 섭취하는 게 안전하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보관 온도에 따른 차이가 발생한 것은 막걸리의 풍미와 품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알데히드가 보관 온도가 높을수록 빠르게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소주는 식품성 첨가물·석유류·농약과 같은 휘발성 화학물질과 함께 밀폐된 곳에 보관하면 안 된다. 휘발성이 강한 기체는 소주 병뚜껑을 통과할 수 있는데 병안에 스며들어 이취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의 경우는 빛, 온도, 진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보관이 가장 까다로운 술이다. 집에 와인셀러가 구비되어 있을 경우는 레드와인 12~18℃, 화이트와인 8~12℃ 정도의 적정 보관 온도에 따라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될 경우 냉장보관하다가 마시려는 시간대를 고려해 꺼내놓는 것도 방법이다. 레드와인은 약간 일찍 꺼내서 온도가 어느 정도 오르기를 기다리고 화이트와인은 시원한 상태를 유지한 상태로 마시는 식이다.
개봉한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개봉 이후부터 와인은 산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에 남은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 아무리 열심히 입구를 막아도 큰 의미가 없다. 개봉한 와인은 그 자리에서 다 마시는 것이 와인을 온전히 즐기는 것으로 아무리 늦어도 2~3일 이내에는 다 마시는 걸 권하고, 그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요리에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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