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스트리크닌'
오리엔트 특급 살인, '바르비탈'
3막의 비극, '니코틴'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녀시절(왼쪽), 1958년의 아가사 크리스티(오른쪽)의 사진

영국 출신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는 추리 소설계의 전설이다. 세계 3대 명탐정이라 불리는 에르퀼 푸아로(Hercule Poirot)를 탄생시킨 그녀는 1차 세계 대전 때는 자원봉사 간호사로 약국에서, 2차 세계 대전 때는 조제사로 런던 대학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에는 유독 독극물을 활용한 사건이 많은데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 스트리크닌(strychnine)

그녀의 첫 작품이자 에르퀠 푸아로가 데뷔한 작품. 스타일스 저택의 주인이자 재력가인 에밀리 잉글소프 부인은 독살로 인해 발작을 일으키고 죽음을 맞이한다. 사인은 스트리크닌 중독.

소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과 스크리크닌의 화학구조 ⓒ포인트경제CG

스트리크닌은 새나 설치류, 야생동물을 방제하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천연 물질이다. 입, 위, 소장의 점막을 통해서 빠르게 흡수되며,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경련·근육수축·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흥분성 신경자극의 효과로 소량의 스트리크닌은 LSD, 헤로인, 코카인 등과 같은 마약류와 섞여 유통되기도 한다. 도핑 물질로도 역사가 깊은데 최근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역도 69kg 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키르기스스탄 선수가 도핑테스트에서 스트리크닌이 검출되어 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 바르비탈(barbital)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을 선정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유럽 대륙을 횡단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서 나이 많은 사업가가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사건의 정황상 수면제의 사용이 유력해 보였고, 용의자 중 한 사람에게서 수면제 '바르비탈'이 발견된다.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와 바르비탈의 화학구조 ⓒ포인트경제CG

바르비탈은 1903년에 도입되어 193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던 수면제로 소량의 경우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효과로 몸을 이완시키지만, 과용할 경우 구토·현기증·흥분·정신착란·혼수상태 등으로 이어지며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마릴린 먼로의 사인으로 바르비탈이 지목된 바 있다.

바르비탈은 불면증 치료로 사용되는 졸피뎀보다 의존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관리 중이다.

3막의 비극(Three Act Tragedy) - 니코틴(nicotine)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하는 '3막의 비극'에서 스티븐 배빙턴 목사는 칵테일을 마시다가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하고, 바솔로뮤 스트레인지 경은 포트와인을 마시다가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 러시브리저 부인은 배달된 초콜릿을 먹고 사망하게 된다. 세 사람 모두 사인은 니코틴에 의한 독살이었다.

소설 '3막의 비극(Three Act Tragedy)'과 니코틴의 화학구조 ⓒ포인트경제CG

니코틴은 질소를 포함하는 화학 물질로 담배 식물에 많이 들어있다. 진정제이자 각성제 역할을 하며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을 발생시키지만, 직접 섭취할 경우 적은 양으로도 매우 치명적이다.

보험금을 노리고 발생한 2016년 '남양주 니코틴 살인사건', 2017년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사건'과 같이 실제 살인사건에 사용되어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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