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여건이 좋아 양파 생산량 증가
양파·마늘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이 집회를 통해 '전량 수매' 요구
정부는 올해 양파 마늘이 과잉 생산된 데 대해 “수급상 영향은 제한적”
사회 각계에서 소비촉진 노력, 양파 성분 케르세틴, 항산화 효과

올해 양파 생산량이 1980년 이후로 가장 많아 양파값은 하락하고, 농민들은 정부에 전량 수매를 요구하며 19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부는 올해 양파 마늘이 과잉 생산된 데 대해 “수급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전량 수매 계획이 없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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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농민들의 집회 모습[사진 출처=뉴시스]ⓒ포인트경제CG

지난해 양파 가격이 내려가 재배 면적이 줄었음에도 냉해 등 피해 발생이 적고 기상 여건이 좋아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1㎏당(도매 기준) 연평균 양파 가격은 819원으로 2017년 1234원 대비 33.6%나 떨어졌다.

그런데도 생산량이 증가한 이유는 기상 여건이 좋아서다. 올해 1~2월 평균 기온은 2.4℃로 전년 같은 기간 -1.1℃보다 높았고 4~5월 일조 시간은 483.1시간으로 전년 422.0시간 대비 많았으며 4~5월 강수량은 135.2㎜로 전년 257.3㎜보다 적었다. 겨울에 따뜻했고 봄에 해가 많이 내리쬈으며 비가 적게 내렸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19일 내놓은 '2019년 보리, 마늘, 양파 생산량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생산량이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4년 158만9957t보다도 4493t 많다. 

김정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 생산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대해 "이례적으로 작황이 좋았던 탓"이라고 밝혔다.

다만 농식품부는 "수급대책 효과, 비상품과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수급상 부담은 상당부분 상쇄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김 유통소비정책관은 중만생종 양파의 경우 4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총 1190㏊(헥타르)에 대해 출하 전 면적조절을 실시, 당초 예상보다 1만4000t을 추가 격리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여기에 구 비대가 급격히 진전되면서 외피가 갈리지는 열구(裂球) 현상 발생이 나타나 약 2만8000t이 자연폐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경남지역 농가 보유분 1만5000t을 추가 수매한다는 점, 양파 수출 물량도 당초 예상보다 2만t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물량이 이미 시장 격리됐거나 향후 해소될 것이란 예측이다.

농민들이 집회를 통해 주장하는 '전량 수매' 요구에 대해 김 유통소비정책관은 "정부가 전량을 책임지는 건 현재로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단계에서 생산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생산단체 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양파 농가를 돕기위한 각계의 노력들[사진 출처=뉴시스]ⓒ포인트경제CG

한편, 양파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파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해 사회 각계에서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원장 조승환·KISMT)은 최근 가격 폭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안 및 신안 지역의 특산품인 양파와 천일염을 구매해 사회적 기업에 기부하는 지원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19일 밝혔다.  KISMT는 무안군의 양파와 신안군의 천일염을 구매하여 지역사회 농·어업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이를 사회적 기업인 김치제조 공장에 기부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양파 재배 농가로부터 구입한 100t 규모의 양파를 건강즙으로 만들어 임직원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양파 농가 지원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철학이 녹아 든 결정으로 비쳐진다. KB국민은행은 7월 중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등 위생관리시스템을 인증 받은 시설에서 양파즙을 생산해 본점과 전국 영업점에 배송한다. 약 60만포 분량으로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질 방침이다. 또한 가공비용을 더 들이는 만큼 영농법인의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 

고창군과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양파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해 오는 23일 한식문화관(서울 중구 청계천로)에서 ‘식탁의 주인공, 양파 음식박람회’가 진행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만능 식재료인 양파를 홍보하기 위해 농부, 요리사, 소비자가 함께 다양한 음식을 만든다. 또 건강하게 양파를 소비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 될 예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18일 전남 나주 본사와 빛가람동 산포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양파·마늘'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한 소비촉진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양파의 영양 성분은 물 90.4%, 단백질 1%, 지방 0.1%, 탄수화물 7.6%이고, 양파 100g 속에 비타민C 7 mg, 칼슘15 mg,  30mg이 들어 있다. 또한 케르세틴(Quercetin)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출처=Wikipedia]
[이미지출처=Wikipedia]ⓒ포인트경제CG
  • 소화작용 촉진(양파 특유의 매운맛과 자극적인 냄새는 유화알릴이라는 성분으로 소화액의 분비를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한다.)
  • 비늘줄기에는 각종 비타민과 함께 칼슘·인산 등의 무기질이 들어 있어 혈액 중의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다.

양파에는 마늘의 알리신과 같은 기능을 지닌 유화알릴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역시 황화합물의 하나인 유화알릴은 알리신처럼 양파 특유의 매운맛과 자극적인 냄새를 만들어낸다.

또 양파의 유화알릴도 곰팡이 등 외부 세력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 물질’이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되면 살균, 항균 작용을 한다.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을 비롯한 병원균이 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막고, 피부 면역력을 높여 무좀균의 침투와 증식을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한방에서도 양파를 자양 강장과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해열, 구충, 해독, 장염 치료에 썼다. 또 양파에 있는 유기 황화합물인 설파이드는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해 부족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 당뇨병 예방과 개선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고 한다.

고기와 함께 조리하면 콜레스테롤을 빼고 혈압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공복에 섭취하게 되면 위를 상하게 할 수 있다고 하며, 칼륨함량이 높기에 신장질환이 있을 경우에 많은 양의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심장병 발병률이 가장 낮은 나라가 중국인 이유는 양파와 차 때문이라고 하는데, 오늘 식사는 가격도 싸고 건강에도 좋다는 양파를 이용한 요리를 해먹는 것은 어떨까?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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