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에서 9번째로 풍부한 원소...원소기호 Ti, 원자 번호 22
비강도와 내식성 우수...인체에 무해해 생체 조직 이식과 일상용품 다양
전해 및 금속열 환원 공정 널리 연구...제련 공정의 실제 적용 실현과제

화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소와 우리 생활과의 연관된 이야기들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원소의 개수가 118개라고 하니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대해주세요. [편집자주]

아이언맨 /사진=픽사베이
아이언맨 /사진=픽사베이

영화 아이언맨의 강력한 수트 재료로 알려진 티타늄과 티타늄 합금은 항공·우주선 재료나 화학 기기, 군사적 응용, 의료나 자동차, 일상용품 등 우리 생활에서도 다양하게 쓰인다.

티타늄(Titanium)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구의 첫아들'인 거인, 라틴계 'Titan'에서 유래됐다.

티타늄은 화학 원소기호 Ti, 원자 번호는 22로 전환 금속으로 분류되며 실온에서 고체다. 티타늄은 지각에서 9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며, 주로 광물 루틸(TiO2)과 일메나이트(FeTiO3) 및 스판(CaTiSiO5)에서 발견된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에 따르면 티타늄은 1791년 영국 성직자 윌리엄 그레고르가 광물 티탄철광(ilmenite, FeTiO3)에서 처음 발견했다. 1795년에 독일의 화학자 마르틴 하인리히 클랩로스에 의해 재발견되어 티타늄으로 불렸으며, 티타늄 금속은 스웨덴의 화학자 스벤오토 페테르손과 라르스 프레드릭 닐슨에 의해 처음 분리되었다.

순수 금속(99.9%)은 1910년 헌터가 강철 폭탄에 나트륨으로 TiCl4를 가열할 때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주기율표에서 코발트(Titanium, Ti) /PubChem 갈무리

짧은 역사에도 다양하고 널리 사용되는 티타늄

티타늄의 비중은 알루미늄보다 1.6배 무겁고, 철보다는 60% 가볍다. 순수한 티타늄은 광택이 나는 흰색 금속이며, 밀도가 낮고 강도가 좋아 제작이 쉽다. 내식성이 우수한데 비강도(비중 대비 강도)와 내식성이 타 소재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수에 3년 이상 담가두어도 부식되지 않는다고 한다.

티타늄은 산소가 없을 때만 연성이며, 공기 중에 타는 금속은 질소로 타는 유일한 원소다. 묽은 황산과 염산, 대부분의 유기산과 염소가스, 염화 용액에 내성이 있다. 이러한 내식 특성으로 스테인리스 스틸과 니켈 합금 다음으로 고온에서 강산 내식성을 요구하는 화학 기기의 내식 재료로 사용되며, 건축 재료로서 과거 흑연, 스테인리스 스틸, 구리, 니켈, 탄소강, 섬유 강화 플라스틱 같은 저가의 내식 재료를 대체하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건축물로 알려진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티타늄을 파격적으로 사용해 3만 3천 제곱미터의 티타늄으로 덮은 외관의 모양새가 '메탈 플라워'로 불리기도 했다. 국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도 티타늄을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티타늄을 사용한 구겐하임 미술관(왼쪽)과 티타늄 소재 사용한 재료들, 티타늄 플레이트(오른쪽) /사진=픽사베이
티타늄을 사용한 구겐하임 미술관 /사진=픽사베이

천연 티타늄은 또한 중수소에 충격을 가한 후 매우 방사능이 강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방출되는 방사선은 대부분 양전자와 경질 감마선이다. 티타늄 금속은 생리적 불활성으로 간주하며, 순수할 때 이산화티타늄은 비교적 투명하고 다이아몬드보다 더 높은 광학 확산과 함께 극도로 높은 굴절률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티타늄은 1950년대 공업화에 성공한 이후 인류가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사용처가 다양해 세계 티타늄 소비량이 연간 17만 톤에 이른다. 그중에 중국과 미국, 한국, 영국, 일본 등 5개국 티타늄 소비량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까지 티타늄 강판을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2010년에 포스코가 상용화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누계 판매량 1만 톤을 달성했다.

21세기 꿈의 신소재라 불리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초기 응용 분야였던 항공 우주 재료를 비롯해 테니스 라켓, 시계, 안경테, 골프채 헤드 등 일상용품과 인체에 무해한 금속이기 때문에 인공 관절이나 뼈, 심장 밸브 등 생체 조직의 이식에 사용된다. 의료시장에서는 정형외과 장치, 임플란트, 외상 고정, 수술 도구 등에도 사용된다. 티타늄은 열교환기, 반응로, 송수관, 펌프 응용 분야에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며, 군사적 무기체계 소재로도 사용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티타늄은 철이나 알루미늄 등 법용 금속에 비해 가격이 고가인데, 이유는 제련이 2단계의 화학반응에 의한 배치식(불연속)이라는 점과 결정구조의 관계로 상온에서의 성형가공이 어려워 소재로부터 제품으로 가공하는 공정에서 생산성과 가공했을 때 원료의 비율이 나쁜 점 등이 있다. 

국내에서 티타늄이 대량으로 사용된 것은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복수기 배관 재료로 티타늄이 사용된 이후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복수기 배관에 티타늄이 사용되었다. 일반 용품에서 골프클럽과 안경테 등에 티타늄 재료가 사용되고 있는 것은 외국과 동일하다. 

티타늄 소재 사용한 재료들, 티타늄 플레이트(오른쪽)
티타늄 소재 산업재료와 임플란트, 오토바이 부품, 티타늄 플레이트(오른쪽) /사진=픽사베이

애플은 2000년대 초반에 가벼운 무게의 티타늄 랩탑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은 바 있고, 최근에는 애플이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에 견고한 티타늄 소재 사용을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2019년 '티타늄 시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티타늄 스펀지 및 기타 제품 공급 업체는 빠르게 생산량을 늘렸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와 가격이 하락했다. 항공 우주 부문이 비축된 티타늄을 통해 작업하면서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용량이 평준화됨에 따라 수요가 합리적으로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의료 시장은 전통 시장을 앞지르고 있다. 

많은 저비용 가공 및 제조 기술이 계속 개발되어 잠재적으로 비용이 크게 절감되었고, 이런 공정 중 일부는 이미 상용화되어 티타늄 추출, 기계 가공, 용접 및 제조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동시에 과거 사용자를 괴롭혔던 공급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산화 티타늄과 같은 다양한 원료를 이용해 전해 및 금속열 환원 공정이 널리 연구되고 있으나 산화물 공급을 활용한 제련 공정의 실제 적용을 실현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티타늄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오염 방지 및 산소 및 철의 효율적인 제거 공정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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