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닌, 일정량 이상 섭취 시 복통 위장장애부터 호흡관란, 마비까지
가지는 생으로 먹으면 솔라닌에 중독될 수 있어
푸른 감자나 싹 난 감자는 솔라닌 다량 함유

솔라닌의 분자 구조 

'싹 난 감자는 절대로 드시지 마세요!', '덜 익은 토마토는 익혀 드셔야 해요!' 등 생활 속 주의해야 할 식습관에 대해 자주 들었을 것이다.

평소 이런 말들은 모두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 때문이다.

대표적 식물성 자연독인 솔라닌은 솔라디닌이라는 스테로이드계 알칼로이드에 포도당, 람노즈, 갈락토즈 등의 당이 결합한 배당체다. 솔라닌은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일종의 살충 성분이기도 하다. 20~40mg/100g 이상 섭취하게 되면 복통, 위장장애, 현기증, 졸음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호흡관란, 의식장애, 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독성 물질이다.

솔라닌은 보통 싹튼 감자나 푸른 감자에 함유되어 있다고 하여 감자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솔라닌은 원래는 가지의 이름(형명)에서 따온 것으로 가지독으로 불리었다. 그렇기에 솔라닌은 감자에만 함유되어 있는 것이 아닌 가지과 식물들에 함유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지과 식물 중 가지, 토마토의 솔라닌을 주의하자. (사진 : 프리픽)

가지과 식물에는 가지,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등이 있다. 가지는 항상 익혀서 볶거나, 익히거나 튀겨 먹곤 한다. 날로 먹으면 적은 양으로도 솔라닌에 중독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왔던 것이다.

특히 생 가지를 바로 먹으면 약간 아린 맛이 나는데, 이는 솔라닌의 아린 맛일 정도로 생 가지에는 솔라닌이 함유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생 가지에는 평균 11mg 정도의 적은 양의 솔라닌이 있어 건강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너무 많이 섭취 시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가지줄기나 가지열매의 씨앗에 솔라닌 함량이 높은 편이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추는 가지과 식물이지만 돌연변이를 일으켜 솔라닌이 아닌 캡사이신이 되어 진화했다. 또한 파프리카도 가지과 식물이지만 솔라닌도 적게 있고 캡사이신 또한 적게 있다. 같은 가지과 식물에서도 각각 다르게 진화해 솔라닌 함유량이 크게 다르다.

반면 토마토에는 솔라닌 성분이 있다. 특히 덜 익은 토마토는 솔라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덜 익은 토마토는 절대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싹이 난 감자에는 솔라닌이 많이 있다. (사진 : 프리픽)

그렇다면 많이 알려진 감자 속 솔라닌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감자가 햇빛에 많이 노출되면 싹이 나고 녹색으로 변하면서 솔라닌이 생성된다. 특히 감자의 껍질이나 싹에 솔라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감자에 싹이 나거나 녹색으로 변했다면 최대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혹은 적어도 껍질과 싹은 두텁게 도려내고 섭취해야만 한다. 특히 감자는 보관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관법을 잘 지키지 않으면 싹이 잘 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햇빛에 노출시키지 않고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감자를 보관하는 박스에 사과를 한두 개 넣어두면 사과에서 감자의 발아를 억제하는 가스인 에틸렌이 나와 싹을 틔우지 못하게 해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하다. 반면 양파는 감자와 함께 두면 둘 다 모두 쉽게 상하게 되므로 같은 곳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독성 물질은 잘 씻거나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솔라닌은 예외다. 솔라닌은 285°C 이상에서 자연 분해되는데, 보통 가정에서 삶거나 튀기는 경우 최대 온도가 180°C 이상으로 올리기가 쉽지 않으니, 가정에선 솔라닌을 분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싹 난 감자, 덜 익은 토마토, 생 가지 등 솔라닌이 함유되어 있다고 생각되면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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