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노출, 멜라토닌 분비 막아 깨어있고, 어두워지면 멜라토닌 분비되어 잠드는 것
멜라토닌의 양, 어두울 때 최고조인 SNAT의 활동에 따라 달라져
뇌에서 송과선으로 이동해 멜라토닌 생성 조절
"일반적인 수면제는 크게 도움되지 않아"
적절한 시간에 빛을 쏘이는 광치료와 적정량의 멜라토닌 복용 치료 등

잠자는 아이와 멜라토닌 화학구조 /사진=픽사베이
잠자는 아이와 멜라토닌 화학구조 /사진=픽사베이ⓒ포인트경제CG

우리 몸 안에는 시계가 있다.

우리 몸은 보통 24시간인 하루를 주기로 화학물질을 방출해 시간에 따라 활동을 하게 된다.

미국화학학회에 따르면 이러한 인체의 주기성을 갖는 모든 생리현상을 일주기 리듬(cradian rhythm)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인간에게만 고유한 것은 아니며, 식물이나 동물, 곰팡이, 심지어 박테리아에서도 발견된다. 

빛과 같은 외부 신호가 화학물질의 주기적 방출을 시작하게 하거나 중지할 시기를 알려준다. 이러한 일주기 리듬은 꿀벌의 먹이주기, 식물의 잎 이동, 곰팡이의 DNA 복제 등 모든 유형의 활동을 제어하는데, 인간의 경우 일주기 리듬은 수면 일정을 관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과정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화학 물질 중 하나는 우리를 졸리게 만드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다. 

우리 몸의 멜라토닌의 양은 저녁에 증가하기 시작하고 한밤 중에 최고조에 달해 잠을 잘 시간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되면 멜라토닌의 양은 감소해 상쾌하게 깨어날 수 있다. 


몸에서 일어나는 멜라토닌의 생산 변환의 과정

교차 상핵이라고하는 뇌의 일부가 빛을 감지하지 못하면 송과선은 멜라토닌을 자유롭게 생성하여 졸음을 느끼게 한다. /미국화학학회 갈무리, 폴란드 생리학회 ©Konturek

하루 수면 일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은 하루 중 시간에 대한 정보를 멜라토닌 생산으로 변환시키는데 이 과정은 눈의 망막에서 시작된다. 

망막이 빛에 노출되면 망막에서 교차상핵이라고 하는 뇌의 영역으로 신호가 전달되어 졸린 느낌이 들거나 깨어있는 느낌을 주게 된다. 

교차상핵은 호르몬과 체온을 조절하는 뇌의 다른 부분에 신호를 보내게 되고, 신호는 뇌에서 척수 아래로 이동해 멜라토닌 생성이 일어나는 뇌의 작은 솔방울 모양의 기관인 송과선(송과체)으로 이동한다. 밝은 낮 동안 이러한 신호로 인해 송과선이 멜라토닌의 생성을 막고, 어두워지면 이런 신호가 활성화되지 않아 송과선이 멜라토닌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안되어 깨어있고, 빛에 노출되지 않으면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의 신호는 언제 우리 몸이 멜라토닌을 생성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지만, 멜라토닌은 어떻게 합성되는 걸까. 

폴란드 생리학회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실제로 혈류에서 송과선으로 흡수되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에서 파생되고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유기산이다. 

멜라토닌의 합성 4단계 /출처=미국화학학회ⓒ포인트경제CG
멜라토닌의 합성 4단계 /출처=미국화학학회ⓒ포인트경제CG

트립토판은 효소 트립토판 하이드록실라아제의 작용으로 또 다른 아미노산인 5-하이드록시 트립토판으로 전환되고, 방향족 아미노산 탈탄산효소라는 효소에 의해 세로토닌이라는 뇌 화학물질로 전환된다. 

효소는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이는 생물확적 촉매다. 세로토닌의 멜라토닌으로의 전환은 두 가지 효소를 포함한다.

세로토닌-N-아세틸전달효소(SNAT)는 아세틸그룹(COCH3)을 첨가하여 세로토닌을 N-아세틸세로토닌으로 변환하는 히드록신돌-O-메틸전달효소(HIOMT)와 메틸그룹(CH3)을 N-아세틸로 변환하는 효소이다. 두 효소의 활동은 어둠이 시작된 직후에 일어난다.

생성되는 멜라토닌의 양은 외부가 어두울 때 최고조에 달하는 SNAT의 활동에 따라 달라진다. 밤에는 SNAT가 인산화되고, 단백질이나 다른 유기 분자에 단순히 인산기(PO4)를 추가하는 인산화는 SNAT가 분해되는 것을 방지해 멜라토닌 생성을 증가시킨다. 

밝은 아침이 되면 SNAT가 다시 저하되고 멜라토닌의 양이 감소해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수면을 위해서는 야간에 인공 조명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TV, 컴퓨터, 휴대폰의 빛 등이 낮이라는 신호를 신체에 전달하면 SNAT의 분해를 촉진하고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한다. 

이것은 졸음을 느끼지 않고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기 어렵게 한다. 또한 너무 늦게 자지 않는 게 필요하다. 


수면 장애 연구와 치료

일주기리듬의 신경생물학 논문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1959년 처음 분리, 정제되어 수면을 유도하는 특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그래서 수면장애의 연구와 치료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멜라토닌의 최고 분비를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은 야간 교대근무의 능률과 적응도 빨리 할 수 있다고 한다. 

생리학적 용량인 0.3~0.5mg의 멜라토닌은 투약 시 안전해 적절한 시간대에 투여한다면 일주기 위상을 효과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고용량의 멜라토닌은 직접적으로 수면 유도 효과를 나타내지만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많은 양의 식사와 함께 경구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약물의 흡수가 떨어질 수 있고, 입면 시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에서는 빨리 방출되는 fast-feleasing가 더 효과적이며 수면 유지 효과는 느리게 방출되는 slow-releasing 제제가 더 뛰어나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감소하여 각성의 횟수가 증가하고 깊은 잠과 렘수면이 감소하게 된다. 이것은 내분비 호르몬의 분비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노인들의 코티솔분비가 젊은 사람에 비해 더 이른 아침에 최고치에 다다르므로 일주기 위상도 함께 앞당기게 되는 것이다. 

수면 장애 /이미지=프리픽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한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에 따르면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지연성 수면 위상증후군과 ▲전진성 수면 위상증후군으로 2가지 종류가 있다. 지연성 수면 위상증후군은 늦게 잠이 들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 리듬을 가진 경우로 이런 사람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졸음으로 인해 아침시간이 어렵고, 만성수면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청소년이나 젊은 사람들이 특히 저녁때 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 휴대폰을 보느라 빛에 노출이 된 경우 수면을 더욱 지연시킨다. 

전진성 수면 위상증후군은 초저녁에 잠이 들어 이른 새벽에 깨어 더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면주리를 가진 경우로 노인들에게 흔하다. 

아침형인간의 수면주기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초저녁부터 졸리기 시작해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새벽에 지나치게 일찍 깨서 잠을 못이뤄 괴로워하기도 한다. 또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불면증이나 근무중 졸림증, 피곤 등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런 교대근무수면장애들도 일주기리듬 수면장애라고 한다. 

수면 장애 진단은 수면일기를 일주일 이상 작성해 수면패턴을 파악해 진단할 수 있으며, 다른 수면장애가 동반되었을 경우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방법

일반적인 수면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적절한 시간에 빛을 쏘이는 광치료와 개개인의 수면패턴에 따라 적절한 시간에 최소량의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치료가 있다. 심한 경우 개개인 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과 처방이 필요하다. 

낮잠은 15분 이내로 제한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조성해준다. 잠자리는 수면과 부부생활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누워서 책을 보거나 TV,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한다.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 이완하고 있다가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잠들지 않은 체 오래 누워있는 것은 오히려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더 잠들기 어렵다. 

수면은 몸의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생체리듬을 유지해 주기 때문에 우리 건강에 중요한 시간이다. 잠을 잘 자기 위한 수면 습관을 잘 지키면서 충분한 시간 동안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몸을 적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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