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제 성분 바이러스 제거 농도면 인체에도 자극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살균·소독제는 없다"
도로나 길가, 자연환경에 대량으로 살포...인체·환경 악영향
장갑과 마스크 등 보호장비 착용과 환기 중요

질병관리청
올바른 소독 방법 /질병관리청

17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일째 500명대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살균·소독제 사용 증가와 관련해 공기 소독이나 인체 직접 살포 등의 오남용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며 안전 소독제 사용을 지난 16일 당부했다.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살균·소독제는 없다.

살균·소독제에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성분인 '살생물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인체와 환경에 당연히 독성이 있다. 살균·소독제는 '물체 표면'용으로 허용된 제품이므로 사람에게 직접 살포하거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일반인이 있는 공간에 살포해서는 안된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환경부와 질병관리청은 지난해에도 꾸준히 분무식 말고 물체 표면이나 바닥 등을 소독제로 닦고, 물을 적신 천 등으로 닦아내는 방법이 효과적이며 안전하다고 밝혀왔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전달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올바른 소독제 만들기(0.1% 농도 차아염소산나트륨 만들기), 올바른 소독제를 선택한 후 사용 직전에 희석해야 한다 / 질병관리청

17일 서울 대방동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씨는 얼마 전 관리소에서 건물 내부 소독을 실시한다는 공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독 당일날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온 소독 업체 직원에게 소독약 성분을 물으니 '잘 모른다.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또 "분무식 기계로 소독약을 방안 내부에 잠깐 분무하고 '환기'나 어떤 주의사항도 없이 그냥 가더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B씨는 "최근에도 출근하면서 동네 주변에서 길거리 방역을 하고 다니시는 인력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늘어서 있는 가게 앞을 지나면서 소독약을 뿌리며 지나가는데 안전해 보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5명이 함께 다니는 지자체 방역요원으로 보였는데 닦는 것보다 분무 위주였다"고 말했다. 

B씨는 "길을 지나는 사람들 중에는 아이들도 있고, 어르신도 있어 사람이 드문 시간에 방역 활동을 하거나 소용없어 보이는 '길바닥 소독'은 안 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도 했다. 

지난달 24일 오전 9시께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정기적인 소독을 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지난해 4월 24일 오전 9시께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소독을 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환경부에 따르면 소독제를 도로나 길가, 자연환경에 대량으로 살포하면 인체·환경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도로 및 길가, 자연 환경 등 실외를 소독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외 소독제 살포는 효과는 미미하고 소독제 성분이 주변으로 확산되어 환경 및 인체에 위해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기 소독용으로 국내에서 허용된 제품은 없으며, 공기 소독 효과도 확인된 바 없다. 환경부는 소독제의 성분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정도의 농도라면 인체의 피부나 눈, 호흡기에도 자극을 주게 되며 공기 중에 분무나 분사를 하면 인체 노출 위험이 높아 이러한 소독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살균·소독제 사용 시에는 장갑과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피부와 눈, 호흡기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기 중에 소독제를 살포하는 것은 소독 효과가 확인된 바 없고, 과도한 살포는 건강상의 위해와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정부 승인 허가된 소독제라도 오남용 해선 안돼

방역용 소독제는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자가소독용 살균·소독제는 신고를 받아야 한다. 승인 신고를 받은 제품을 선택하고 필요한 곳에만 필요한 만큼 제품에 표기된 사용 방법과 주의사항을 준수해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승인 허가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그 용도에 따라 농도를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소독 효과와 안전을 위해서는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인 물체 표면을 닦아내는 소독을 권고하고 있고, 소독 후에는 물을 적신 수건으로 잔여물을 닦아내고 환기를 충분히 해야 한다. 

지난 12일 환경부는 물과 소금 등을 전기 분해해 사용하는 전기분해형 살균기가 유효염소와 같은 살생물물질을 생성하는 원리의 제품으로 닦아낼 수 없는 의류나 침구류 등 다공성 표면에 탈취 등 목적으로의 사용을 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일반적인 소독제는 단단한 물체나 표면소독용이다. 카펫이나 침구 등에 사용할 경우 소독제가 남아 인체에 해로운 수 있고 섬유 재질의 물체는 소독제를 사용한 소독보다는 주기적인 세탁이 권장된다. 

이날 방역당국과 환경부는 인체에 무해한 소독제는 없음을 재강조하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소독약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지켜 안전하게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이러한 소독제 사용에 대한 지자체와 방역업체 등에 지속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바른 소독제 목록 /환경부 초록누리

한편, 17일 오전 11시께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수는 9445만7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는 202만2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수는 547명, 해외유입 사례는 33명으로 5백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위중증 환자는 360명, 사망자는 19명이 늘어 총 1236명으로 나타났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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