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암 부위만 타겟...초기 암 진단 가능 증명
일반적 항암 주사제와 달리 경구 투여 가능
미국 국립암연구소 등과의 국제공동연구
의약화학분야 국제학술지 표지논문 선정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12월 10일 해당 표지논문 그림

국내 연구팀이 미국 국립암연구소 등과 국제 공동연구로 항암제를 암 부위만 정확히 전달해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했다. 

암세포만을 타겟으로 할 수 없었던 기존 항암제들은 화학적 항암치료로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하는 부작용이 컸던 반면, 새롭게 개발된 이 항암제는 암 부위만을 타겟으로 하여 부작용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10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방정규 박사 연구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국 국립암연구소(NCI/NIH) 등과 이와 같은 표적항암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유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폴로유사인산화효소(Polo-like Kinase-1, PLK1)의 폴로 박스 도메인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매우 적다고 한다. 

또한 이를 이용해 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제로서 역할도 동시에 수행 가능하다. PLK1은 세포의 유사분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로, 세포주기 중 세포분열준비기/분열기에 방추사의 발생과 염색체와의 결합, 딸세포 분열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자로 폐암과 흑색종 등 다양한 종의 암세포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된다. 

카이나아제 도메인과 폴로박스 도메인으로 구성된 PLK1 /KBSI 제공

PLK1이 과발현하면 비정상적인 중심체가 증폭되고 이로인해 세포의 부적절한 분리가 발생해 종양을 형성하게 된다. PLK1은 카이나아제 도메인과 폴로 박스 도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폴로 박스 도메인은 PLK1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2009년 방정규 박사 연구팀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암 유발에 관여하는 PKL1의 폴로 박스 도메인과 결합하는 펩타이드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고 그 3차원 구조를 규명해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한 바 있으나 펩타이드 기반 약물은 세포 투과성 문제로 임상 적용을 위한 경구 투여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새로 개발된 항암제는 기존의 3차원 복합 구조를 바탕으로 세포 투과가 가능한 경구용 저분자로 개발되어 주사제로 개발되는 일반적 항암제와 달리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 

단백질 3차원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된 항암제 및 마우스를 이용한 항암효과 /KBSI 제공

이들 공동연구팀은 개발한 항암제를 암에 걸린 실험동물에 투여한 결과 암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항암제를 형광 물질과 함께 주입한 결과 정확하게 암 부위만을 타겟으로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초기 암 진단도 가능함을 증명했다고도 했다. 

(왼쪽) 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방정규 책임연구원, (중간) 유은경 책임연구원, (오른쪽)미국국립암연구소 이경상 박사 /사진=KBSI 제공

KBSI 방정규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유발 단백질의 특정 결합 부위를 타겟으로 하는 항암제를 개발해 항암제를 암세포에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암세포 주변 다른 세포까지 파괴하는 항암제 부작용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신규 암 바이오마커 개발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의약화학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논문명 'Development of a Polo Like Kinase1 Polo-Box Domain Inhibitor as a Tumor Growth Suppressor in Mice Model'로 12월 10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 표지. 암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인 PLK1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총알(항암제)의 발사 /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논문명 'Development of a Polo Like Kinase1 Polo-Box Domain Inhibitor as a Tumor Growth Suppressor in Mice Model'로 12월 10일 표지논문

이번 연구는 KRIBB 김보연 박사팀과 NCI/NIH 이경상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적 다학제간 융합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자들은 현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단에서 '에피프로테옴 기반 저독성 항암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내 제약 회사, 벤처 기업들과 공동 전임상 및 임상 시험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 개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왼쪽 위 세번째) KBSI 구나 스카란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과 KBSI 방정규 박사 연구팀 등 /연구진 사진=KBSI 제공
(왼쪽 위 세번째) KBSI 구나 스카란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과 KBSI 방정규 박사 연구팀 등 /연구진 사진=KBSI 제공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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