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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성폭력사건 1심 징역10년·8년, 2심 무죄...대법원 상고심 계류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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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성폭력사건 1심 징역10년·8년, 2심 무죄...대법원 상고심 계류 2년
  • 박주현 기자
  • 승인 2020.11.19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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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인 여군에게 "남자 경험을 알려주겠다"며 성폭력 가한 남자상관
가해자들 어떠한 징계도 안 받은 동안 피해자는 선고 기다리며 초조한 2년 흘러
19일 '해군성폭력사건 유지판결 촉구 기자회견'
11월 1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 열린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해군상관에의한성수자여군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지난 2018년 11월 고등군사법원은 첫 근무지로 배치된 지 4개월 된 부하 여군 중위에게 성폭력을 가한 두 해군 남자 상관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여성성폭력상담소는 19일 '해군성폭력사건 유지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강간 및 강제추행을 자행한 직속 상관과 함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최악의 판결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군인권센터, 반성매매인권행동, 젊은여군포럼, 진보당,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 전화 등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마지막 상고심 재판 진행을 앞두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19일 오전 11시 개최됐다. 

성소수자인 여군에게 "남자 경험을 알려주겠다"며 성폭력 가한 남자상관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성적지향을 인정해 판결문에 인용하며 가해자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인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의 성 정체성과 관련한 내용을 삭제했다고 한다. 

이날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박지영 활동가는 "직속 부하에 강간과 강제추행죄를 저질렀음에도 반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이 없었기 때문에 무죄라고 선고했다"며 "상명하복 규범이 강한 해군 군대의 문화와 피해자가 처해있던 해군의 근무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번 항해하면 20일 이상을 바다 위의 좁은 배(함장) 안에서 직속 상관과 함장의 최고 책임자와 함께 항해하는 피해자는 '나중에 협박이나 보복이 두려워 거부할 수 있는 거라곤 고개를 돌리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며, 이것은 피해자의 '최선의 저항'이었다고 박 활동가는 표현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해당 사건 토론회에 따르면 피해자는 성소수자였고, 한 번도 남자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피고인 A씨가 상급자로서의 지위, 성소수자가 가지는 사회적 약점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제압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피고인 A씨는 강간의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남자 경험을 알려준다"고 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에서 피고인 A씨가 피해자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피해자가 성소수자인 점을 일방적으로 이용했던 것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해준다는 것이다. 

11월 1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 열린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공대위

그러나 당시 2심 재판은 이러한 관계와 위계질서, 성소수자라는 피해자의 위치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7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후에 피해자의 기억에만 의지해 진술한 것이어서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았으므로 폭행과 협박으로 보기 어려우며, 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해자들이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는 동안 피해자는 선고만을 기다리며 초조한 2년이 흘러가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정소연 활동가는 "가해자 무죄 판결이 나고 벌써 2년이 흘렀는데 재판부는 언제까지 본 사건을 외면할 것인가"라며 사건을 바로잡을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남아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가해자들이 군 내부에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는 동안 피해자는 대법원의 선고만을 기다리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합당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1만여 명의 여군들과 시민들 모두가 대법원의 판결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법정에 제출된 서류들 뒤에 정의로운 판결을 기대하는 피해자와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하루빨리 고등군사법원의 부당한 판결을 바로 잡아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젊은여군포럼 회원 강현숙 전 양성평등상담관이 대독한 글에서 피해자는 "지난 2년 도움을 주시는 분들과 하루하루 버티다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중절수술 상황에서도 기꺼이 모교를 찾아가 모병 활동을 했던 고되지만 군인임이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일상을 살라낸 힘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 "군 조직의 가장 약한 고리는 여군 자체이거나 체력수준이나 계급이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고 은폐하며 안일하다고 믿으며 유능한 부하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결국 조직과 자신의 가족들을 배반하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약한 고리이자 악한 고리다"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이 약하고 악한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기꺼이 군을 떠나지않고 혼자 삭히거나 죽어버릴 수 밖에 없는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도움을 받고 함께 이겨내는 생존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군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은 무죄 판결 이후 2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며,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상고심에 계류되어있어 대법원은 아직도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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