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요법, 기분을 좋게 하고 상처 치료...면역 체계 강화 도움
파킨슨병 증상도 개선할 수 있을까

떨림이나 근육 강직 등 몸동작이 느려지는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질환, 파킨슨병의 치유법은 어디까지 왔을까.

올가을 프랑스에서 파킨슨병의 증상 개선을 위한 빛 요법에 대한 첫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고 사이언스지가 지난 9월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통 광선(빛) 요법은 기분을 좋게 하고 상처를 치료하며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광선 요법이 파킨슨병 증상도 개선할 수 있을까?

연구진은 7명의 환자에게서 뇌에 이식된 광섬유 케이블이 근적외선(NIR) 빛의 파동을 파킨슨병으로 퇴화한 뇌 속 깊은 곳인 흑질(substantia nigra)에 직접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산업계가 협력하고 있는 클라이네트 연구소의 신경외과 의사 알림 루이스 베나비드가 이끄는 연구팀은 "빛이 그곳에서 세포가 죽지 않도록 보호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2019년 7월 알란 민슨은 '가벼운 헬멧'을 사용하기 시작한 후 파킨슨병의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말한다. /사이언스지 갈무리

해당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빛으로부터 어떻게 혜택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 중 하나다. 근적외선(NIR)이 임플란트로 전달되는 대신 두개골에 비취는 임상 시험을 위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플로리다 의과대학의 신경심리학자 던 보워스는 "너무 흥분된다"라고 말했다. 

회의론자들

파킨슨병 환자와 동물모델에 대한 소규모 실험에서는 이미 이점이 제시되었지만, 일부 주요 파킨슨병 연구자들은 회의적이라고 말한다. 아무도 빛이 핵심 뉴런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정확히 보여주지 못했으며, 왜 빛을 보지 못하는 뇌 깊숙한 곳에 묻혀있는 세포에 빛이 어떤 영향을 주어야 하는지 정확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보인 고무적인 암시의 대부분은 위약 효과(플라시보 효과)의 결과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신경생물학자 데이비드 슐은 "파킨슨 증상의 변화와 상관관계가 없는 바이오 마커가 없기 때문에 행동 관찰에만 의존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킨슨병 /이미지=서울아산병원

희망을 품은 연구

하지만 이를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파킨슨 요법인 심뇌 자극(DBS)을 주목하는데 이 요법은 특정 주파수의 전기가 영향을 받는 뇌 부위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 

30여 년 전 베나비드에 의해 발명된 DBS는 작동 방식이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지만 파킨슨병 환자의 떨림과 기타 심각한 운동 증상을 치료하는 표준 접근 방식이 되어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광의약품 웰먼센터의 마이클 햄블린 연구원은 "낮은 수준의 레이저 치료가 다른 조직에 미치는 문서화된 치유 효과도 고무적이다"라고 말한다. 

시드니대학의 신경해부학자 존 미트로파니스는 10년 전 동료가 NIR 범위의 빛이 망막 세포를 독소로부터 보호한다고 말한 후 파킨슨병에 빛을 시험해 보겠다는 영감을 받았다. 2012년 연구에서 그와 동료들은 파킨슨병의 쥐 모델에서 생쥐의 머리에 비추어진 근적외선 빛이 흑질의 도파민 생성 세포를 신경독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두개골 외부에서 비추는 빛이 더 큰 동물의 차이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깊숙이 침투하지 못할 것이라고 추론했다. 2017년 세씰 모로 연구원과 함께 20마리의 원숭이에게 파킨슨병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독을 주입했는데, 그중 9마리는 이식된 장치를 통해 중뇌 영역에 근적외선을 전달했다. 전반적으로 NIR 처리된 원숭이는 처리되지 않은 그룹보다 증상이 적고 신경독에 의해 표적화된 뇌세포의 20~60% 더 많이 유지되었다. 

또 미트로파니스는 자신의 관절염이 있는 무릎을 발광 다이오드(LED)로 감싸서 치료한 의사 캐서린 해밀턴과 협력을 시작했으며, 작년 6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LED가 늘어선 헬멧을 착용하면 얼굴 표정, 청각 처리, 대화 참여, 수면의 질 및 동기부여가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2019년 7월, 이 헬멧을 사용하기 시작한 호주의 파킨슨병 환자 알렌 민슨은 "하루를 안 하게 되면 점진적이 변화가 생기면서 나의 무기력함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드니 대학의 앤 리버트는 보다 정교한 헬멧을 사용해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또 다른 연구원은 24명의 환자를 외부에서 적용되는 NIR과 가짜 조명에 무작위로 배정하고 행동과 운동 이점을 관찰하게 된다. 

사이언스지는 빛이 뇌세포의 에너지 생성 미토콘드리아를 향상하는 징후를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험관 실험은 빛이 미토콘드리아 막에 존재하는 효소인 사이토크롬C 산화 효소를 촉발해 세포 에너지 생성을 활성화하고 혈류를 증가 시켜 세포를 자극하여 여러 신경 보호 단백질과 성장 인자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4년 동안 14명의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추적할 것이며, 그중 7명은 얇은 레이저 다이오드 케이블을 통해 뇌에 전달되는 670나노미터 빛으로 주기적 치료를 받을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일반적인 이미징 방법을 사용해 환자의 도파민 생성 세포 수를 정량화할 계획인데, 한 연구원은 보호 효과는 감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파킨슨병에 대한 모든 신경 보호 시험의 주요 문제점은 진단이 생성 세포의 50% 이상이 사라진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고령층 파킨슨병 환자 증가 추이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의 파킨슨병 200주년 기념 보고서 '파킨슨병 국내외 보건의료정책 동향 분석-우리나라 파킨슨병 지원정책 확대를 위한 보고서'

한편,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급격한 고령화 추세로 비추어 보아 향후 파킨슨병 환자의 현저한 증가와 이에 따른 의료비용의 급격한 상승이 예상된다. 최근 10년간 국내 파킨슨병의 진료 인원과 총진료비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신경퇴행성 질환인 특성상 발생 시점이 모호한 경우가 많고 발생률 및 유병률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환자들도 구체적인 발생 시점 등을 모르는 경우가 흔하고 경미하게 동작이 느려지는 경우에는 발병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파킨슨병은 뇌의 중뇌에 존재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사멸하여 임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3대 증상은 몸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서동, 손이나 발이 떨리는 진전, 근육과 관절운동이 뻣뻣해지는 경직 등이다. 증상이 미약할 때는 관절염이나 오십견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국내의 파킨슨병에 대한 국가 단위의 체계적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 해외의 여러 연구사례가 반가운 이유일 것이다. 프랑스의 파킨슨병에 대한 빛 요법 연구가 새로운 어떤 성과를 이루게 될지 기대해본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