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이틀 후 숨진 17세 부검결과 치사량의 아질산염 검출
아질산나트륨, 혈중 헤모글로빈을 산소와 더 높은 친화력의 메테모글로빈으로 전환
저산소증이 아니라 용혈성 빈혈·빈혈 저산소증으로 사망 발생해
아질산염, 온라인으로 쉽게 접근...다양한 자살 포럼 통해 유통
17세 소년의 형이라고 밝힌 국민청원인,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아질산염 / ⓒ포인트경제CG
아질산염 / ⓒ포인트경제CG

지난 14일 독감백신을 접종 후 이틀 뒤 숨진 17세 고등학생 A군에게서 치사량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군에게서 치사량의 아질산염이 검출됐으며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관련 내사에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아질산염은 어떤 물질이며,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나.

아질산염, 아질산나트륨은 보통 햄과 같은 가공육류나 일부 어류식품의 식품첨가물, 방부제로 잘 알려져있는데, 인체 섭취로 인해 몸에서 일어나는 니트로소화 반응 때문에 국제 암 연구 기관(IARC)에서 2A등급 발암 물질로 지정되어 있다.

또 아질산 나트륨은 청산가리(시안화물) 중독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약품으로, 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올라있다.

지난달 9월에는 중국의 한 보육교사가 어린이 25명에게 아침식사로 아질산나트륨을 넣어 먹여 1명이 사망해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중국 관영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중국 언론과 BBC 등에 따르면 왕윈이라는 이 보육교사는 또다른 교사와 원생 관리 문제로 말다툼 후 다툰 교사와 자신이 돌보던 학생들의 죽에 아질산염을 넣었으며, 이전에도 왕윈은 남편에게 아질산염을 먹여 경상을 입힌 전력이 있다고 알려졌다. 

의학·과학 국제출판사 엘스비어의 응급의학저널-'의도적 질산나트륨 섭취로 인한 심각한 메트헤모글로빈혈증 및 사망'에 따르면 아질산나트륨은 매트헤모글로빈(MetHB) 혈증과 저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의도적인 섭취에 대한 보고는 드물다고 한다. 

메트 헤모글로빈 혈증으로 인한 초콜렛 갈색 혈액 /사진=미국국립보건원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캘리포니아 독극물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아질산나트륨 대량 섭취로 인한 중증 메트헤모글로빈 혈증 5건 중에 3명이 사망했는데, 섭취된 예상 복용량은 15g~113g으로, 60g을 섭취한 한 명의 환자가 생존했으며, 기록된 가장 높은 메트헤모글로빈 수치는 73%였다.

생존한 2명의 환자는 메틸렌 블루를 투여받았고 24시간 이내에 모든 증상이 해결되었는데, 이러한 사례는 의도적인 다량의 아질산나트륨 섭취와 관련된 심각한 독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메트헤모글로빈 혈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메틸렌 블루'의 화학구조

아질산나트륨은 온라인 판매업체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자살 포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응급실에서 일반적으로 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엘스비어의 '약리학 및 치료학-'혈관 확장에서 무기 아질산염 및 질산염의 약리학 및 치료적 역할'에 따르면 아질산나트륨 NaNO2는 혈중 헤모글로빈을 산소와 훨씬 더 높은 친화력을 가진 분자인 메테모글로빈으로 전환시키는 촉매이다. 

친화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메트헤모글로빈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다른 조직으로 흐르지 못하므로 호흡하는 동안에도 산소를 빼앗아간다. 

그래서 저산소증이 아니라 용혈성 빈혈 또는 빈혈 저산소증으로 인해 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국민청원은 27일 올려진 이날 정오 1만5천명이 넘게 청원에 참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한편,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A군의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국과수 검수결과 아질산염이 치사량으로 위에서 다량 검출됐다"며 "이에 독감백신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자살 혹은 타살로 사건을 종결지으려한다"고 호소했다. 

또 "경찰 수사로 아파트 재활용쓰레기장에서 한 개의 페트병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되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저희 집에서 나왔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며 "평소에 이상한 점을 경찰도 찾지 못하였다고 하고, 죽기전날 독서실에서 집에 오는 장면에서도 친구와 웃으며 대화하면서 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동생은 마스크도 KF80이상의 마스크만 착용하고, 혹시 코로나에 걸릴까봐 이동경로도 다 체크하고 다녔다"며 "학교성적도 전교상위권이고 대학 입시도 거의 다 마치고 스트레스가 최소인 상태였다.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27일 올려진 이날 정오 1만5천명이 넘게 청원에 참여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5일 독감백신 관련 피해조사반 회의를 개최하고, 추가된 사망사례 20건에 대해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판단한 결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는 없었고, 경증이상반응 사례 외에 중증이상반응 사례는 없어 백신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검토한 46건 사례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아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26일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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