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컬리지 더블린의 새로운 연구
플라스틱 젖병, "리터당 최대 1600만 MP와 수조 개의 나노 플라스틱 방출"
"멸균과 뜨거운 물 노출 온도 25~95℃...미세플라스틱 방출량 크게 증가"
플라스틱 젖병 분유 준비할 때 권장 사항..."조제한 분유 통 세게 흔들지 말아야, 분유를 조제한 후 젖병에 옮기기 "

플라스틱 젖병의 미세플라스틱 방출...현실적인 대안은? ⓒ포인트경제CG
플라스틱 젖병의 미세플라스틱 방출...현실적인 대안은? ⓒ포인트경제CG

폴리프로필렌(PP) 젖병으로 분유 준비 시 미세 플라스틱이 다량 방출된다는 연구발표로 아기 부모들에게 큰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연구팀은 PP 젖병으로 분유를 준비할 때 미세플라스틱 방출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권고도 내놨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은 널리 생산되는 범용 플라스틱으로 환경그룹 EGW는 PP를 위험이 낮거나 보통인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공립대학 연구팀이 분유 준비 시 플라스틱 유아용 젖병에서 높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MPs, microplastics) 방출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PP) 젖병이 리터당 최대 1600만 미세플라스틱과 수조 개의 작은 나노 플라스틱을 방출할 수 있으며, 멸균과 뜨거운 물 노출은 온도가 25~95℃일 때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6만개에서 5500만개로 크게 증가한다. 

또한 다른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 제품인 주전자나 도시락통 등도 유사한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했다. 

연구팀은 48개 국가와 지역에서 12개월된 영아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을 추정하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푸드'에 이날 공개했다. 

'유아용 조제 분유를 준비하는 동안 폴리 프로필렌 젖병의 분해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 방출' /네이처 푸드 갈무리

글로벌 조사에서는 유아의 일일 평균 미세플라스틱 노출 수준이 1백만 MPs를 초과했고, 오세아니아는 210만, 북미는 228만, 유럽은 261만 입자로 가장 높은 잠재 노출 수준을 나타냈다. 

아기의 건강을 위해 분유를 고르고, 젖병 소독에도 애를 쓰는 엄마들에게 큰 걱정을 안겨줄 소식이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구팀은 플라스틱 젖병을 사용해 유아용 분유를 준비할 때 권장 사항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방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수준은 젖병의 살균이나 분유 조제 방법을 변경하면 현저히 그 양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했다. 

소독 후 식힌 젖병을 멸균수로 헹구기 

분유를 조제한 후 젖병에 옮기기 

플라스틱 용기에 재가열하지 않기 

전자레인지 사용하지 말기 

분유가 든 젖병을 세게 흔들지 말기 

젖병을 세척하기 위해 초음파 세척기 사용하지 말기

젖병 살균 시 소독하고 식힌 젖병을 유리나 스테인리스 스틸 주전자에 물을 끓여 멸균수를 준비하고, 식힌 다음 이 멸균수로 3회 이상 헹군다. 

또한 분유 조제 시 70℃ 이상의 물을 사용하여 플라스틱이 아닌 용기에 유아용 조제 분유를 준비하는데 상온으로 식힌 뒤 분유를 넣어 조제한 뒤 수유병에 옮긴다. 

연구팀의 권고 표준사항에서는 준비된 분유를 플라스틱 용기에 재가열하지 말아야하며 전자레인지 사용도 하지말고, 병 속의 분유를 세게 흔들지 말아야 한다. 

또한 초음파 세척기 등으로 플라스틱 유아 젖병을 세척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나

이와같은 소식에 서울에 사는 한 직장인이자 부모인 A씨는 "몇 시간에 한 번씩 자주 수유해야하는 돌도 안 된 아가들의 경우 멸균수 준비와 헹굼, 그리고 플라스틱 젖병에서 조제해 흔들지 않고, 다른 용기에 타서 젖병에 옮긴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환경호르몬이 유출되지 않는다는 PP재질 등 플라스틱 젖병 광고도 많지만 열탕 소독 등으로 인한 플라스틱 용출이 걱정돼 유리 젖병을 사용해 수유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젖병을 흔들면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방출된다는데 젖병에 분유를 넣고 물과 함께 흔들어서 타는게 보통이다. 

멸균수를 따로 준비해 젖병을 3회 이상 헹구고 플라스틱이 아닌 용기에 분유를 타서 다시 플라스틱 젖병에 옮겨 담아야 한다면 그냥 유리로 된 젖병을 사용하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 

유리는 열과 흠집에 강하고 미세플라스틱 방출 걱정도 없지만 무겁고 심한 충격에 의해 깨질 수 있는 단점이 있긴하다.

'분유 수유-젖병을 안전하게 소독하고 데우는 방법' /미국 소아과학회 육아 웹사이트 갈무리

미국 소아과학회의 '분유 수유 : 젖병을 안전하게 소독하고 데우는 방법'에는 아예 플라스틱 젖병 언급은 없다. 유리병과 조제된 분유의 안전과 물 혼합 및 조제 분유 보관에 대한 권고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유 전에 항상 손 씻기 ▲유리병을 끓이지 않아도 뜨거운 비눗물에 병을 씻는 것(식기 세척기 포함) 만으로도 대부분 멸균 가능(일부 전문가는 5분 동안 끓일 것을 권장) ▲조제된 분유는 아기에게 주고 1시간 이내에 폐기 ▲아기에게 주지않은 조제된 분유는 냉장고에서 24시간 보관 가능 ▲조제된 분유를 냉장보관하지 않은 경우 48시간 후 폐기 등이다. 

아기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안그래도 신경써야 할게 많은 부모들은 알아야 할 것도 참 많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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