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바이러스의 소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 검증돼"
김치에서 분리한 자생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엔아이비알97’의 배양액
"에이즈 바이러스, A형 독감에도 소독 효과 탁월"

[바이러스 소독] 위험한 알코올 대신 '김치 유산균' 효과 탁월 밝혀내...상용화까지 ⓒ포인트경제CG

바이러스를 죽이는데 효과가 있는 알코올은 손소독제 제품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되지만 위험성이 존재해 부주의에 의한 사고도 잦다.

최근 해외 한 여성이 손소독제를 사용하며 초를 켜다 화재로 이어지거나 국내에서는 승강기에서 어린이가 손소독제를 사용하려다 눈에 튀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위험성 있는 소독용 알코올을 대신할 수 있으면서 안전한 소독 물질은 없을까.

한국의 대표적 저장 발효음식인 '김치'의 유산균 배양액이 바이러스의 소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고, 국제 학술적 검증 및 시제품까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7년 김치에서 분리한 항균력 우수 유산균 'NIBR97(앤아이비알97)' 배양액을 올해 4월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소독 효과를 실험한 결과,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국립생물자원관은 김치에서 분리한 자생 유산균을 양계농장 임삼시험 실시한 결과 탁월한 방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수입산 생균제 대체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11월 국립생물자원관은 NIBR97 균주 유래 배양액 추출물은 병원성 대장균에 대해 세포막을 용해하여 강력한 항균 활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환경부

이번에 연구진은 NIBR97 배양액을 병원성이 제거된 에이즈(HIV) 바이러스 등에 처리했을 때, 유산균 배양액이 대부분의 바이러스를 파괴했을 뿐만아니라 A형 독감 바이러스(H3N2)에 대해서도 소독 효과(99.999%)를 확인했다. 

형광물질이 부착되고 병원성이 제거된 에이즈 바이러스에 NIBR97 배양액을 5분간 처리했을때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파괴되고, 인체 세포 내 바이러스 감염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HIV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A)과 형광현미경(B) 사진, - Control는 NIBR97 배양액의 무처리군을 나타낸다. / 파마슈티컬스 저널(2020.09.23.)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약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파마슈티컬스에 올해 9월 23일자로 발표됐으며, 작년 3월 (주)셀텍에 NIBR97 배양 특허기술을 이전했다.

또 (주)그린바이오와 (주)엔피코리아는 셀텍에서 제공한 배양액으로 무알콜 세정제를 만들어 설치류를 감염시키는 '마우스 코로나 바이러스'와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99.99%를 검증했다. 

환경부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분석기관에서 안정성에 대한 검사의뢰를 마쳤으며, 검사 통과 후 미국에서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생 유산균 NIBR97 배양액 함유 세정제 시제품 사진 /환경부

국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의 신고 승인 절차를 거치고 판매 예정이라고 한다.

살균력이 높은 살생물제인 알코올 등은 대부분 독성이 강해 인체에 해가 없으면서 살균력이 높은 천연소재 개발은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는 유산균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항균물질인 젖산 등을 통해 주위 미생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인체에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김치 유산균 대상 친환경 살생물 소재 탐색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가치가 있는 자생생물자원을 지속 발굴해 국내 생물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파마슈티컬스(Pharmaceuticals)에 발표된 해당 논문

코로나19로 인해 소독제 사용이 늘어난 요즘 위험성을 가진 알코올 성분 소독제를 자생 유산균 배양액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게 기대된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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