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토이드, 저항성 높고 생체 내 안정성 높아 새로운 항생제로서 많은 관심
지스트 화학과 서지원 교수, 조선대학교 신송엽 교수 공동연구팀
향후 다약제 내성균 치료제 개발 연구 활성화 기여 기대

항균 펩토이드의 박테리아 세포막과 적혈구 세포막에 대한 상호작용 차이 및 나선 구조 변화: 박테리아 선택성의 원리 규명 /광주과학기술원 

국내 연구팀이 초강력 박테리아를 잡는 펩토이드 항생제를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화학과 서지원 교수와 조선대학교 신송엽 교수 공동연구팀이 펩토이드 기반의 항생제를 개발하고 항균 활성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펩토이드(peptoid)는 생체 단백질 기능을 인공적으로 모사하기 위해 개발된 신물질로 생체 고분자인 펩타이드 유도체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정한 병원체를 기억하지 않고 즉각 일차적 방어로서 후천 면역과 달리 포괄적 방법으로 병원체를 처리하는 '내재 면역' 분자인 항균 펩타이드를 구조적으로 모방한 항균 펩토이드를 이용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생제 오남용과 함께 지난 30년간 새로운 항생제 신약 개발이 제약회사에서 외면을 받으면서 박테리아들은 기존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 메커니즘을 확보하게 되었다. 

여러 항생제에 대한 다약제 내성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 다약제 내성균은 자연선택이나 돌연변이를 통해 여러 항생제에 대해 동시에 내성을 획득한 세균이다. 

항균 펩토이드 처리시 대장균의 세포막 변화를 (a)공초점 레이저 현미경 및 (b)원자 현미경으로 관찰함. 1번 펩토이드의 경우 항균 활성과 독성이 모두 높고, 17번 펩토이드의 경우 항균활성이 동일하나 독성이 20배 개선됨 /광주과학기술원 

이로 인해 자연에서 오랜 시간 진화에 의해 최적화된 항균 펨타이드 및 그 유도체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연구팀은 펩타이드의 인공적 구조 모사체인 펩토이드는 천연 펩타이드와 달리 펩타이드 분해 효소에 대한 저항성이 높고 생체 내 안정성도 높아 새로운 항생제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항균 펩토이드는 나선구조의 조절을 통해 박테리아에 대한 선택성(값이 높을수록 독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을 향상시키고 다약제 내성균을 포함한 광범위 그람 양성균, 그람 음성균에 활성을 보였다. 

또 천연 펩타이드와 달리 체내의 대사 효소에 대해 높은 안정성을 보여 향후 다약제 내성균 치료제 개발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원형편광이색성 분광기 실험을 통해 17번 펩토이드가 박테리아 생체막에서 나선구조가 강해지면서 선택성이 높아짐을 규명하기도 했다. 원형편광이색성 분광기는 단백질, 펩타이드, 핵산 등 생체분자의 2차 구조 규명에 사용되는 분광학 장비다.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과 원자 현미경을 통해 항균 펩토이드에 의한 대장균 표면의 변화를 관찰해 세포막 파괴를 이용한 항균 활성 원리를 확인했다. 

서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항균 펩토이드의 박테리아 선택성 향상을 위한 약물 디자인 원리를 제시했다"면서 "인간과 미생물과의 전쟁에서 항균 펩토이드가 중요한 화학무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발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감염병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Infectious Diseases에 2020년 9월 15일자로 논문명 'Helicity modulation improves selectivity of antimicrobial peptoids'로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및 지스트의 GRI(GIST 연구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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