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물리학과 박현거 교수, 아태물리학연합회 선정 ‘찬드라세카 상’ 수상
"한국의 핵융합 플라스마 물리분야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
복잡한 전자운동 2차원 실시간 관찰 초고속 마이크로파 영상 카메라 개발

박현거 UNIST 물리학과 교수 /사진=UNIST 제공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플라스마(plasma) 물리학계 최고 권위상을 수상하게 됐다. 

10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박현거 물리학교 교수는 제7회 '찬드라세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상은 플라스마 물리학계 3대 학술상으로 불리며 한국인은 박현거 교수가 최초라고 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따르면 태양이 무한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플라즈마 상태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 때문이라고 한다. 플라스마는 물리학이나 화학분야에서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물질의 제4상태로 알려져있다.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플라스마로 번개가 그 예이다. 

UNIST에 따르면 이날 아태물리학협회 플라스마 분과는 박현거 교수를 2020년도 찬드라세카 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0여 년 동안 핵융합 플라스마 물리 연구를 개척해온 세계적 석학인 박현거 교수는 기존 관측 방식이 아닌 독창적인 관측방법을 개발해 핵융합 플라스마 물리 난제를 해결할 길을 제시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찬드라세카 상의 수상자로 선정돼 영광"이라며 "이번 수상은 KSTAR 연구센터와 KSTAR 플라스마 연구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핵융합 플라스마 물리분야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STAR 내의 마이크로파 영상장치: KSTAR에 설치된 영상 카메라 장치. 2대의 2차원 첨단 전자영상 진단장치 ‘ECEI-I’과 ‘ECEI-II’는 ~23도 간격으로 토로이달 방향으로 떨어져 있다.
KSTAR 내의 마이크로파 영상장치: KSTAR에 설치된 영상 카메라 장치. 2대의 2차원 첨단 전자영상 진단장치 ‘ECEI-I’과 ‘ECEI-II’는 ~23도 간격으로 토로이달 방향으로 떨어져 있다. /UNIST 제공

그는 미국 프린스턴대학 플라스마 물리연구소에 재직시절, 국제 협력을 바탕으로 핵융합 플라스마의 복잡한 전자운동을 2차원에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초고속 마이크로파 영상 카메라를 개발한 바 있다. 

이것이 핵융합 플라스마의 자기유체 및 난류현상에 대한 명확한 관찰과 해법 마련의 바탕이 됐다고 한다. 이후 2007년 귀국하여 포스텍 물리학과에 재작하며 국내 핵융합 연구발전에 힘쓴 박 교수는 국가핵융합연구소의 한국형 핵융합연구 '케이스타(KSTAR)'의 연구 역략 향상과 후진양성에 집중했다. 

지난 2015년부터 KSTAR 연구센터장을 겸임했고, 현재 KSTAR 연구센터 고문이다. 

박 교수가 개발한 3차원 영상 측정이 가능한 마이크로파 영상 카메라는 KSTAR 내부 플라스마 전 영역에서의 자기유체 현상의 발달 및 붕괴과정을 2,3차원으로 동시에 관찰이 가능하다. 

현재 이 마이크로파 영상 카메라는 전 세계에 운전 중이인 대부분의 핵융합 장치에 적용돼, 핵융합 플라스마 물리연구에 필수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두 영상 장치에서 찍은 플라스마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의 예시: 크기가 다른 두 영상은 두 장치의 확대비의 차이다. /UNIST 제공

박 교수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에 총 36편의 논문을 게재한 것을 포함해 300여 편 이상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의 수많은 성과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핵융합 플라스마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고전적 자기유체현상 중 하나인 '톱니현상'에 대한 명확한 물리기반을 확립한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06년 독일 텍스토르 핵융합 연구 장치에서 박 교수가 해당 현상을 최초로 2차원에서 관찰해 관련 연구논문 2편을 한 PRL에 동시 게재했다. 

또한 KSTAR에서 국내외 연구자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톱니현상에 대한 기존 연구들의 논란을 정리하기도 했다.

한편 찬드라세카 상은 미국물리학회 플라스마 분과의 ‘맥스웰 상(Maxwell Prize)’, 유럽물리학회 플라스마 분과의 ‘알벤 상(Hannes Alfvén Prize)’과 더불어 플라스마 물리학 분야의 3대 학술상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아태물리학협회 플라스마 분과 창설과 함께 재정된 상으로, 198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의 이름을 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선구적인 플라스마 물리학 분야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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