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로 150명 이상 사망, 약 6천명 부상, 최소 60명 실종

폭발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최루탄 발사하는 베이루트 경찰 / 가디언지 영상 캡쳐

세계에서 가장 큰 비핵 폭발 중 하나에 대한 책임과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레바논 베이루트 경찰들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베이루트 항구지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의 비극을 조장한 것으로 보이는 레바논의 정치인들의 부패와 무능함을 외치며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였다. 

시위대는 "정권의 몰락을 원한다, 당신들은 모두 살인자"라는 포스터를 붙였으며, 레바논의 최고 정치인들의 모의 교수대를 세우기도 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폭발로 사망했고, 약 6천명이 부상하고 최소 60명이 실종됐다. 

폭발사고로 숨진 친구의 사진을 들고 있는 젊은 시민들 /사진=가디언지

시위에 나온 20대 여성은 금요일 중환자실에서 폭발로 사망한 친구의 사진이 담긴 플랜 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으며, 친구의 사진 밑에는 "우리 정부가 나를 죽였다"라는 암울한 메세지가 적혀있다.

가디언지는 평화로운 행진으로 희생자들을 기리고 변화를 촉구할 것을 기대하며 모여든 많은 사람들은 폭력사태가 격화되자 자리를 떴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에 동조하는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 정부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인 레바논 카태브당은 이번 폭발사고로 고위 관리 중 한 명이 사망하자 토요일 의원 3명의 사퇴를 발표했다. 

위성데이터를 사용해 생성된 이 지도는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폭발에 따른 손상 가능성을 보여준다. 빨간색은 가장 심각한 손상을 나타낸다. /사진=NASA,EPA

레바논의 미셀 아운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폭발에 책임이 있는 모든 공무원이 직위에 관계없이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베이루트에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 화학물질을 창고에 수년 동안 보관하도록  허용한 정부가 사고 조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고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 폭발성 질산암모늄의 거대한 화물이 어떻게 수년간 수도에 안전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이 레바논 지도부에 항의하는 시민들에 최루탄 발사 / 사진=가디언지

미국의 주요 방송사인 LBC는 정치인 전체에 대한 혐오감을 표시하면서 더 이상 이번 참사에 대한 조사를 약속하는 지도자들의 어떠한 정치적 연설이나 성명도 방송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이미 역사상 가장 큰 산업재해 중 하나로 여겨지는 이번 재난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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