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화학실험 수준의 간단한 제조법, 비용은 1/20로 저렴
학연-경기대 공동 연구, 'Advanced Energy Materials' 등에 게재

△유기태양전지는 투명기판, 투명전극, 광활성층, 금속전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핵심은 광활성층으로, 전자받개(acceptor)와 전자주개(donor) 소재가 섞여 있다. 빛을 쬐면 광활성층 내부에서 발생한 정공(양전하)과 전자(음전하)가 각각의 전극으로 이동하고, 이 전위차에 의해 전류가 흐르게 된다. /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간단하고 저렴한 유기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학부 유기화학실험 수준의 간단한 제조법으로 비용은 대폭 낮춰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큰 역할이 될 전망이다.

4일 한국화연구원(화학연) 연구진과 경기대학교 연구진이 공동 연구로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층)에 들어가는 신소재를 개발했는데, 제조비용은 20분의 1로 저렴하다.

화학연에 따르면 유기태양전지는 광활성층에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광활성층은 전자주개(donor)와 전자받개(acceptor)로 이뤄져있다. 

빛을 쬐면 광활성층 내부에서 발생한 정공(양전하)과 전자(음전차)가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하고, 이 전위차에 의해 전류가 흐르게 되는 원리이다. 

전자받개에 들어가는 신소재 개발이 연구자들의 화두인데, 처음에 축구공 모양처럼 생긴 풀러렌 소재(PCBM)가 쓰였다고 한다. 

전자받개(acceptor) 및 전자주개(donor) 소재의 분자구조 /한국화학연구원

빛을 흡수해서 생성된 전자는 풀러렌을 따라 고속도로를 달리듯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빛 흡수량이 적은 탓에 광전변환효율(빛→전기변환효율)이 낮았다. 

비풀러렌 구조의 전자받개 소재가 이런 문제를 개선했지만, 이 소재(ITIC)는 분자구조가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파장대가 전자주개 소재와 겹쳐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흡수하는데 비효율적이었다. 

연구진은 분자구조가 단순한 신소재(T2-ORH)를 개발했다. 

2단계 만에 합성할 수 있는 소재로, 합성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실제 신소재 합성비용은 그램당 40달러로, 기존 합성법의 20분의 1 수준이고 광전변환효율을 높였다. 

또한 연구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에서도 용액공정이 가능하도록 용해도를 향상시켰다고 전했다.

새로 개발한 광활성 신소재가 적용된 유기태양전지를 들고있는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송창은(좌) 박사와 신원석(우)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송창은 박사는 "기존의 복잡한 화학구조를 탈피한 신소재의 개발 전략이 앞으로 고성능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대 화학과 임은희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치는 학부 유기화학실험 수준의 간단한 합성법을 사용해 저가로 합성하는 소재로도 고성능 유기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국내 및 미국에 특허 등록됐다. 

또한 연구결과는 ‘Advanced Energy Materials(IF: 24.884)’의 2019년 4월호와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IF: 11.301)’의 2019년 10월호, 2020년 5월호에 게재됐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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