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계 질환 신약 후보물질 연구의 정확도·효율성 향상 기대
연구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
제브라피쉬, 인간과 70% 유사한 유전정보와 생체기관 갖음
기초연구단계와 비임상단계 중간에 사용될 동물로 주목

DGIST 로봇공학전공 김소희 교수(우), 제1저자인 로봇공학전공 이유현 연구원(좌) ⓒD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팀이 여러 마리의 물고기 뇌파를 동시에 측정하는 기술개발과 함께 이를 활용해 뇌전증 치료약의 효과 검증에 성공했다. 

DGIST 로봇공학전공 김소희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한 마리의 뇌파만을 측정할 수 있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뇌신경계 질환 치료에 쓰이는 신약 후보물질 연구의 정확도와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간과 70% 유사한 유전정보와 생체기관을 갖고 있는 척추동물인 제브라피쉬는 신약개발 단계 중 첫 단계로 세포를 대상으로 한 기초연구단계와 다음 단계인 설치류 대상 비임상시험 단계 사이에 사용될 동물로 주목받고 있다. 

제브라피쉬(Zebrafish)-인간의 유전자와 많은 부분이 상당히 일치해 실험동물로 많이 사용된다

제브라피쉬를 여러마리 활용하면 투입된 약물이 주는 영향을 신속하고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효과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에 스크리닝 할 수 있어 연구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성체 제브라피쉬 여러 마리를 안정적으로 고정시켜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고정유닛과 약물 주입·교환 유닛이 결홥된 장치를 고안해 환경 변화없이도 약물교환과 연속적인 뇌파 측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여러 마리를 장시간동안 고통을 주지않는 검사방식인 '비침습적' 뇌파 측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러 마리 제브라피쉬에서의 뇌파 동시 측정 방식/DGIST

또한 유닛을 손쉽게 확장 가능해 동시 측정 가능 개체 수를 손쉽게 늘릴 수 있고, 뇌파 측정 후 제브라피쉬를 다시 수조로 돌려보내 장기간의 추적 관찰도 가능하다. 

향후 이 기술을 활용해 제브라피쉬의 장점을 극대화한 신약 개발과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약물을 시험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으며 그 중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들을 선별하는 초기 스크리닝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는 DGIST 학부 및 석사과정 졸업생인 로봇공학전공 이유현 연구원이 제1저자로, 김소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지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정상적인 뇌파와 발작을 유도하는 약물이 처리된 상태에서의 뇌파를 측정한 예시. 
(a)는 뇌전증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이고 (b)는 뇌전증 치료제를 사용한 경우로, 뇌전증 치료제를 사용한 경우는 발작 유도 약물을 주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뇌파가 정상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DGIST

김소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뇌전증이나 수면 장애, 자폐증 등 다양한 뇌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의 초기 스크리닝 단계에 활용할 수 있다"며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뇌파의 약점을 극복하고 정확도가 높다는 뇌파의 장점을 바탕으로 약효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향후 후보물질 초기 스크리닝 단계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기술은 이미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되어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활용 중이라고 알려졌다. 또한 동시 측정된 뇌파 분석시간을 더 단축하기 위해서는 기계학습 등의 기법을 도입해 뇌파 처리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연구진은 "국내·외 신약 개발 현장에서 제브라피쉬 대상의 본 기술을 널리 사용해 난치성 신경계 질환의 신약이나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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