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저렴한 니켈과 철 포함한 '금속 유기 골격체' 이용
전도성 높고, 튼튼한 그래핀 접목한 산소발생 반응 촉매

김광수 교수 연구팀. 김광수 교수(하단 좌측)과 제1저자이 탕가벨 연구원(하단 우측)/UNIST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촉매를 개발해 화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자연과학부 화학과의 김광수 교수(국가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론적 계산을 통해 '물 전기 분해(수전해)' 효율을 높일 '금속 유기물 복합체' 촉매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물에 전기를 흐르게 해서 수소와 산소기체로 분리하는 것을 물 전기분해(수전해)라고 하는데. 순수한 물은 전기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산성이나 염기성 전해질을 이용해 수전해 반응을 일으킨다.  

염기성 전해질에서 사용 가능한 이 촉매는 '수전해 기술'에서 병목 현상으로 지목되는 '산소 발생 반응'을 촉진해 전체 반응 효율을 높인다고 한다. 

수전해 반응에서 수소와 산소 생산의 두 가지 반응이 각각 동시에 일어나는데 문제는 전체 반응이 속도가 느린 산소 발생 반응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산소 발생 반응이 늦어질수록 수소 생산 속도도 더디게 되는 것이다. 

니켈과 철로 이뤄진 금속 유기 골격체에  전도성 높은 그래핀 나노판 접목

연구팀은 니켈과 철을 포함하는 금속 유기 골격체(MOF)를 이용해 개발한 촉매로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금속 유기 골격체는 금속과 유기물이 마치 건축물의 철근과 같은 뼈대 모양을 이루는 물질이다. 

미세한 크기의 구멍이 많아 표면적이 넓고, 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금속 원자가 표면에 노출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상용 촉매에 사용되는 이리듐(Ir)에 비해 니켈과 철은 매장량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UNIST 자연과학부 박사과정 연구원 탕가벨(제1저자)은 "금속 유기 골격체는 전기전도성이 낮고 불안정 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전도성이 높고 튼튼한 그래핀을 접목해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효율을 보이는 산소 발생 반응 촉매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촉매 실증 실험에서 사용한 ‘알칼리 음이온 교환막 물 전기분해조’의 모형. 막-전극 접합체 (MEA) 중앙부에 그래핀과 금속 골격 유기체(MOF)가 삽입돼 있다.
촉매 실증 실험에서 사용한 ‘알칼리 음이온 교환막 물 전기분해조’의 모형. 막-전극 접합체 (MEA) 중앙부에 그래핀과 금속 골격 유기체(MOF)가 삽입돼 있다/UNIST

공동 저자인  UNIST 자연과학부 박사과정 하미란 연구원은 이론 계산을 통해 촉매의 구조를 디자인했는데 시뮬레이션을 통한 금속 유기체 골격체의 최적화된 구조와 성분을 찾아냈다. 하 연구원은 "니켈 금속 유기 골격체에 철을 도핑하면 철 단 원자 지점에서 반응성이 개선돼 전체 반응성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촉매는 기존 산화이리듐 촉매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과전압) 많은 양의 수소(전류밀도)를 생산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알칼리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를 만들어 실제 촉매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300mV 전압에서 단위 면접(cm2)당 0.5 A(암페어)의 전류 밀도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이는 촉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에 충분한 값이며, 1000시간 이상을 작동했을 대도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광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느린 산소 발생 반응 속도 문제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상용 촉매의 가격과 안전성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며 "개발된 촉매는 다양한 에너지 변환 장치에 사용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에너지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에 5월 27일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이론 계산을 통해 효율적인 소재 개발이 가능함을 입증한 것으로 촉매를 기존 전극보다 뛰어날 성능과 내구성을 갖춰 청정에너지인 수소 생산 관련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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