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남부 캘리포니아에 이 바이러스 상륙
국내, 1980년대 거의 모든 지역 토끼감염 전멸
감염된 토끼, 고열·비강 출혈로 24시간 내 폐사
포르투칼 연구팀, 미끼로 주는 경구 백신 개발 연구

ⓒ포인트경제CG,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CG, 사진=픽사베이

북미 남서부에서 야생 토끼 사이에 치명적인 출혈성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져 토끼와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출혈성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남부 캘리포니아에 상륙했다고 20일 사이언스지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전망이 무척 어둡고 위험에 처한 종들에 대해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토끼 바이러스성 출혈열는 1980년대에 처음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중국과 유럽의 토끼 개체수를 심각하게 파괴했다. 2010년 프랑스에서 야생종도 죽이는 새로운 변종이 출현하기도 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 토끼 출혈병은 강한 전염성을 나타내어 1980년도 후반에 울릉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의 토끼가 감염되어 거의 전멸하였던 질병이다. 또한 2000년 이후에도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토끼 출혈병에 감염된 토끼는 고열, 비강 출혈 등을 나타내며 감염 후 24시간 이내에 폐사한다.

 토끼 출혈병 변이주에 감염되어 폐사된 토끼와 황갈색을 보이는 토끼의 간. 토끼 출혈병에 감염된 토끼는 고열, 비강 출혈 등을 나타내며 감염 후 24시간 이내에 폐사한다/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포르투칼의 바이러스 진화 연구원 조안나 아브란테스는 이 새로운 병원체의 변종인 토끼 출혈성 질병 바이러스(RHDV2)는 더 많은 수의 재조합이 이루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종은 다 자란 토끼에게는 덜 치명적이지만 이전 변종과 달리 어린 토끼들도 죽인다. 이 바이러스로 인해 이베리아 반도의 토끼의 개체수를 60%~70%까지 살해한 후 토끼의 포식자 두 종도 감소했다. 이 두 종은 스페인 제국 독수리와 이베리아 스라소니로 각각 45%, 65% 감소했다. 

사진=픽사베이

두 가지 유형의 RHDV는 모두 전염성이 있으며, 환경에서 지속되어 적어도 3개월 동안 죽은 동물에서 생존한다. 포식자와 곤충은 대변을 통해 퍼질 수 있다. 

바이러스와 전염병 학자 로빈 홀은 "지난 2015년에 18개월 동안 RHDV2가 전국적으로 퍼졌던 것처럼 이제 북미 전역에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는 2018년 북미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캐나다에서 키우는 토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같은 해 3월 초 뉴멕시코 주립대학의 야생 생물학자들이 여러 곳에서 죽은 야생 토끼의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에 5월 5일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수집된 RHDV2 샘플의 게놈의 염기서열을 정립했다. 서남부의 바이러스 변종은 다른 미국 주와 캐나다의 표본과 다르므로 사막지역에 대한 단일 도입을 시사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토끼와 토끼의 먼 친척을 포함한 모든 북미의 종들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종에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려되는 종으로 워싱턴 주의 피그미 토끼가 있으며, 이 바이러스로 이미 멕시코 토끼, 화산 토끼 및 데이비스 마운틴 솜꼬리와 같은 희귀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다양성의 중심인 멕시코 북부의 종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치와와 자치대학의 한 전문가는 멕시코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종과 개체수를 조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우려는 토끼들의 개체수가 급감할 경우, 코요테는 대신 소를 사냥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목장주들이 코요테를 죽이기 위해 독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이 든 사체는 독수리나 다른 포식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바이러스가 확립되면 일부 연구자들은 백신이 동물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만 상업용 백신은 주사해야하기 때문에 야생 종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동물 포획 및 조작에 의해 유발된 스트레스는 종종 치명적이며, 백신은 비활성화된 감염성 바이러스로 만들어져 백신 자체가 문제가 있는 병원체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불러온다. 

포르투칼의 4개 기간이 다른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야생 토끼 개체군에 줄 미끼에 포함된 경구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1년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토끼 출혈병 발병 건수/농림축산검역본부

한편, 국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토끼 출혈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질병이 없는 지역에서는 차단방역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며, 감염된 지역에서 토끼, 토끼고기, 앙고라 털의 수입제한 조치가 중요하다.

질병발생시 엄격한 검역은 필수적이며, 토끼 출혈병은 극도로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토끼군의 분리, 소독, 지속적인 감시와 차단을 통해 질병을 통제해야 한다. 감시토끼를 특별한 구역에서 질병 감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야생 토끼에서 토끼 출혈병이 전파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질병 근절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이 질병은 소독, 폐쇄군의 유지, 백신접종과 같은 방역조치로 통제해야 한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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