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LG 인도공장사고관련 아시아 시민사회 성명서
LG폴리머스 인도공장, 인도 환경허가 없이 불법적 운영 의혹
"인도주민 사상자 대책·인도공장 주변 오염대책 추진해야"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LG화학의 LG폴리머스 인도공장 유해가스 유출사고에 대한 아시아 시민사회 성명서를 내고 "LG는 사고대책에 관한 글로벌스탠다드의 모범을 보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인도 남부 비사카파트남 지역에 위치한 LG폴리머스 인도 공장에서 '스티렌(styrene) 가스가 유출되어 12명의 지역주민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사상자가 났다. 

반올림은 성명서에서 "1984년 12월 보팔 가스 유출사고로 225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이 독성 화학 물질(MIC, 아이소사이안화 메틸)에 노출된 비극을 잊지 못한다"며 "그 후 미국과 인도에서 다수의 민형사 재판이 이어졌지만 사고를 일으킨 회사와 관계자들은 형사처벌되지 않았고, 희생자들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사고발생 지역 또한 오염된 채로 방치되어있다"고 밝혔다.

스티렌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0에 의해 2019년 그룹2A로 분류된 발암물질로 백혈병 등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유해물질이다. 

인도 가스 누출 배후 공장, 2019년까지 불법 운영/가디언지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LG폴리머스 인도 공장은 지난해까지 환경허가(EC)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반올림은 "인도는 2006년부터 공장 등을 운영하기에 앞서 영향 평가 및 오염 관련 연구, 지역사회와의 협의 및 환경오염 가능성 조사 등을 받고 환경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하는 것은 범죄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LG화학의 과실로 인한 가스누출 참사의 비극은 더이상 반복되어선 안되며, 희생자들은 즉시 온전히 보상받아야 한다. 생존자들이 완전히 치료받고 재활할 수 있도록 가해자는 성실히 노력해야 한다"며 "재난 조사와 노출된 사람들의 건강영향조사가 지체없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현장 폐쇄 조치 후 작업장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근복적인 안전시스템과 강력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G는 이번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기고 인도주민 사상자에 대한 대책과 인도공장 주변 오염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LG가 말해온 글로벌스탠다드다"라며 "이것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영국기업 레킷벤키저가 옥시사태로 남긴 교훈"이라고 밝혔다.

전라남도 여수시의 LG화학 SM공장/구글 어스
전라남도 여수시의 LG화학 SM공장/구글 어스

한편, 13일 LG화학 여수공장은 스티렌 1만3천톤 전량을 다음주께 인도공장에서 여수공장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연간 17만톤의 스티렌 모너머(SM)을 수입해서 자동차내장재와 가전제품, 일회용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인도 주 정부는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 측에 1만3000t 분량의 SM 재고를 한국으로 반송하라고 요청했으며, LG화학은 SM 재고를 여수공장으로 옮겨와 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날 LG화학 여수공장 관계자는 "5일 후 인도에서 도착할 예정인 SM 1만3000t을 수입물량 대체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며, 철저하게 안전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LG화학은 사고수습 지원을 위해 현장 지원단을 13일 현지에 파견했다고 밝혔으며, 지원단은 생산 및 환경 안전 등의 기술 전문가들로 구성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화학은 "현장 지원단은 사고가 발생한 LG폴리머스인디아가 있는 인도 남부 비사카파트남으로 가서 공장 안정성을 검증하고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한편, 피해 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책임있는 수습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