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환경부, "설비 확장 승인 전 공장가동해 규정 위반"
인도환경재판소. LG폴리머스인디아측에 5억루피(약 81억원) 공탁 명령

인도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EPA, 가디언

인도 남부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의 유독 가스누출 사고로 LG화학의 현지법인 경영진이 입건되고 인도 환경재판소로부터 공탁 명령을 받았다. 

지난 7일 새벽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의 한 저장탱크에서 유증기가 새어나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고로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했고 수천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인도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망자는 8살 소녀를 포함해 5천여 명이 병에 걸렸으며, 주민들은 호흡곤란, 발진 및 눈의 통증을 호소했다. 

인도 환경부가 조사한 잠정 결과에 따르면 LG폴리머스는 설비 확장 승인이 떨어지기 전 공장을 가동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된다. 8일(현지시간) 안드라 프라데시주  자간 모한 국무장관은 TV연설에서 '스티렌'이 장기간 보관돼 있어 유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도 당국은 LG폴리머스 경영진을 독성물질 관리 소홀과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하고 인도에서 기업들의 환경규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특별법원인 인도환경재판소는 LG폴리머스인디아측에 손해배상에 대비해 5억루피(약 81억원)를 공탁하라고 명령했다. 

비사카파트남의 공장에서 누출된 가스로 피해자를 치료하고 있다/EPA, 가디언지

LG화학은 8일 인도공장 사고관련 사과문을 내고 사고 후부터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사과문에서 LG화학은 "현지 주민들과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관계당국과 모든 조치를 다하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공장의 가스 누출은 통제된 상태이며,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기술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피해를 입은 가족 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뜻을 전하며,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썼다. 

LG화학은 코로나19로 출입국 및 이동이 제한이 있지만 사안이 엄중한 만큼 신 부회장 등 임원이 직접 현장에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폴리머스인디아는 LG화학이 1996년 인수한 인도 최대 폴리스티렌 수지 제조업체 ‘힌두스탄 폴리머’가 전신이다. 직원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인은 정선기 법인장 등 5명이고 나머지는 현지인이다.

인도 현지 피해 주민과 환경단체의 소송이 제기될 경우 상당 기간 민·형사 재판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인도는 1984년 인도 중부 도시 보팔의 한 농약 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된 역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가 발생한 바 있다. 유니온 카바이드가 운영하는 공장주변에서 약 3500명이 사망하고 그 후 몇 년간 수천명이 더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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