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수은과 카드뮴 각각 2배, 5배 검출
유독 중금속 납과 비소 허용치 5배, 13배 초과

전남 고흥군 한 농경지에 매립된 석탄재를 중장비가 파헤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라남도 고흥군 도덕면의 농경지 인근에 축사를 지으려다 몰래 파묻은 축구장 절반 크기의 검은색 땅에서 침출수가 흘러 악취와 함께 심각한 수질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농경지에 불법 매립된 이 석탄재로 인근 하천에서 카드뮴과 수은 등 유해 중금속이 검출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농민들은 환경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석탄재가 최근 불법으로 매립됐다는 점과 침출수 유출에 따른 2차 토양 오염 및 농사에 미치는 영향을 호소하며 고흥군의 대책을 촉구했다.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고흥군 한 농경지 인근 수질 검사 결과서/사진=뉴시스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고흥군 한 농경지 인근 수질 검사 결과서/사진=뉴시스

고흥군이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매립지 침출수 수질검사 결과 1급 발암물질인 수은과 카드뮴이 각각 2배, 5배가 검출됐다.

카드뮴의 정의와 화학 주기율표 정보 ⓒ포인트경제
카드뮴의 정의와 화학 주기율표 정보 ⓒ포인트경제

유해 중금속인 납과 비소도 허용치의 5배와 13배를 초과해 나타났다.

납은 무르고, 무거운 독성이 있는 금속으로, 자르고 난 단면은 푸르스름한 빛을 띠나 공기중에서 변색이 되어 흐릿한 회색이 된다. 납은 사람의 호흡으로 들어오거나 먹었을 때 독성 있는 금속인데 혈류로 들어가서 장기, 조직, 뼈 그리고 치아에 저장되기도 한다.

비소와 비소 화합물은 동물과 인간에 아주 유독한 물질이다. 비소 화합물이자 맹독성 기체인 아르신은 군사용 독가스로 사용됐을 정도로 매우 유독하다.

납과 비소

고흥군의 한 주민은 "중금속이 섞인 침출수가 농경지로 흘러 들어가면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올해 농사는 망쳤다고 생각한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비만 오면 검은 침출수가 흘러나오면서 악취를 유발하고 인근 하천에서는 물고기 500여 마리가 죽는 현상이 발생해 매우 불안하다"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이곳에서 논과 밭을 경작하는 대부분 농가는 관정을 파서 농업용수를 대고 있지만, 침출수의 성분 여부에 따라 농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축사를 지으려는 업자가 산업 폐기물로 분류된 석탄재를 땅에 묻었다가 주민에게 적발되면서 행정당국의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졌지만, 원상복구가 되지 않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26일 고흥군 관계자는 "개발 허가지가 워낙 많다 보니까 매일 가서 볼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빨리 인지를 하지 못했다"며 "매립 물의 성분 검사 실시 및 검사 결과에 따른 원상복구 조치 등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6일 고흥군 관계자는 "물환경보전법에 의하면 특정 수질 유해물질은 공공수역에 배출 못하도록 돼 있다. 석탄재 1000여톤이 매립된 것으로 보여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축사 건축 업자는 특수가공 처리한 석탄재여서 복토나 건물 짓는 데 사용해도 되며 환경오염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고, 환경단체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남 고흥군 한 농경지에 매립된 석탄재와 석탄재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침출수/사진=뉴시스

여수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국장은 "석탄재는 비소와 납 등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서 비가 온다거나 해수로 인한 침출수가 발생할 경우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현재 폐기물로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100%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축사 건축 업자는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전해졌지만 농민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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