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검사법, 엘라이자 키트 우선 적용 예정
항체 있는 국민비율 높더라도 생활방역 전환기준 삼지 않을 것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국내 방역망에 잡히지 않은 확진자 규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30일 정부는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동향과 면역도를 확인하고 효과적 방역대책을 만들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폰을 구해 혈청학적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192개 지역에서 1만명을 선정해 혈액 제공 동의를 얻은 뒤 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가검물(검사대상물) 제공 공의 찬성률이 70%를 약간 넘는 걸로 알고 있다. 이미 조사가 시작돼 일부 혈액 샘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신속진단 키트 보다는 엘라이자(효소면역진단법) 키트 쪽을 우선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항체 검사방법도 빨리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항체 검사 방법으로는 엘라이자 키트를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엘라이자(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는 항원 또는 항체에 효소를 결합시켜 물질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효소에 의한 발색을 이용하여 물질의 유무나 양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특이적인 항체를 이용하여 극미량의 물질을 검출할 수 있으며 많은 수의 시료를 용이하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항체는 세포와 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부위에서 바이러스에 달라붙는 단백질이라고 한다. 그들이 목표로 하는 바이러스와 다른 세균에 매우 개인화되어 있고, 감염 초기에 행동하기 때문에 가장 성공적인 백신의 핵심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주요 실험백신 중에는 항체가 아닌 T세포라고 불리는 면역 반응의 또 다른 부문을 노리는 것도 있다. 특정 항체의 존재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몇 달 혹은 몇 년 후에 노출되었는지 여부를 보여줄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 등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은 우선적으로 항체 검사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지역에서는 750~800건의 가검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한 달에 발생하는 부적격 헌혈 혈액은 100건 이하이며, 대구 경북 지역에서만 같은 기간 10건을 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방역당국은 사용할 수 없는 헌혈혈액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한 바 있다. 그러나 양이 많지 않아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항체 조사는 그간 방역망에 잡히지 않았던 국내 확진환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다. 다만 항체가 있더라도 코로나19에 재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항체가 있는 국민 비중이 높더라고 하더라도 이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의 전환 기준으로 삼지는 않을 계획이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뉴욕시가 시 거주자 1300명에 대한 항체 실험 결과 21%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것은 뉴욕 시민 5명 중 1명이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체계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사진=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특징이 경증이고 또 무증상으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저희의 확진검사 체계에서 인지되지 않고 감염을 앓고 면역을 획득했을 그런 가능성이 있다"며 "당연히 저희가 발견하지 못한 감염자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 찾아낸 확진자 비율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것은 국내문제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 상황으로 최근에 다른 국가에서 발표된 항체, 인구집단 대비 항체검사 결과를 보면 많게는 50배 가까이 감염자가 있었다는 보고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어느 정도로 양성률이 높을 건지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를 보고 정확한 해석과 평가를 하고, 대책에 대해서는 정리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감염자 발생을 예상하면서도 평가와 해석에 말을 아끼기도 했다.

한편, 중국 과학자들은 4월 검사한 175명의 회복 환자의 6%가량에서 보호항체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는 면역반응의 성질은 여전히 불분명하며 회복환자로부터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지에 따르면 영국은 항체검사의 신뢰성이 떨어짐에 따라 사회적 거리 완화와 폐쇄 허용 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판단을 하는데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 국가들이 구입한 수백만 개의 검사는 누가 감염됐는지를 특정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도 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파우시 소장은 미국식품의약국(FDA)가 검증한 항체 검사는 몇 가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항체가 없다고 말하기 전에 검증된 검사로 측정됐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월 1일 0시 기준 새로 9명이 늘어 총 10774명이며, 사망자는 1명이 추가돼 총 248명으로 집계됐다. 존스 홉킨스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감염확진자는 326만8천여명이며, 사망자는 23만3천여명, 회복한 환자는 623만1천여명으로 나타났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