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위훤회, 디지털 성범죄 근절 촉구 국민적요구에 적극 공감
20일 내부 검토, 추후 기준안 의결 후 확정 공개 예정
13일, 조주빈 구속 기소...강모씨, 이모군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산 '텔레그램 n번방 디지털 성범죄 사건' 등의 관련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설정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대법원 소속의 독립위원회인 양형위원회에 양형기준 설정에 관한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13일 대법원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양형위원회 김영란 위원장을 만나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구성된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서 제안한 양형기준 설정에 관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을 정함에 있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양형위원회에서 결정하며, 2020년 현재 살인, 뇌물, 성범죄, 횡령, 배임, 절도, 사기, 선거, 교통 등 20개 중요범죄의 양형기준이 시행 중이다.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위원들은 양형시 피해자 연령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 디지털 성범죄는 초범 및 상습범의 차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의 정도나 피해정도의 판단에 있어서 일반 범죄와 다르게 인식해야 하는 측면, 유포 범죄도 엄격한 양형이 필요하다는 점 등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을 반영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함 등을 제안하였다. 

유포 범죄는 피해자가 피해를 인식한 시점에는 이미 온라인상에서의 전부 삭제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유포된 경우이고, 피해 규모를 특정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리고 초범의 행위라도 온라인 상 파급력이 차이가 없으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재배포 등 확산 가능성에 비추어 봤을대 실질적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 범죄와 다르게 인식해야 하는 지점이다. 

양형위원회는 현재 카메라등이용촬영죄(성폭력처벌법 제 14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등 3가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0일 전체 회의를 열고, 전문위원 등의 내부검토를 거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설정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추후 양형기준안이 의결되면 양형위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 양형기준을 확정 공개한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이정옥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엄중한 국민적 요구에 양형위원회에서도 적극 공감했으며, 여성가족부는 국민 법 감정에 맞는 양형 기준의 조속한 마련을 요청했다."며 "양형기준이 만들어지면 해당 범죄의 예방 뿐만 아니라 처벌이 강화될 것이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가운데 경찰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가운데 경찰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T는 이날 조주빈(25)을 구속 기소했다. 공범인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는 살인예비 등 혐의로, '태평양' 이모(16)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주빈의 다른 공범에 대한 조사와 '박사방' 범죄수익의 행방을 쫒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상대로 한 사기 사건은 송치 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조주빈에게서 압수한 1억3천만원 외에도 '박사방'운영 수익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과 함께 가상화폐 환전 내역 등을 계속해서 분석 중이다. 

'박사방'을 함께 개설하고 관리한 공범 중 하나로 알려진 '부따' 강모(18)군도 조만간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강군은 '사마귀', '이기야'와 함께 조주빈이 공범으로 지목한 인물 중 하나로 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기야'는 군사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검찰은 현재 연락이 닿은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인 선임과 개명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치료비와 생계비 등의 지원을 접수 중이며, 성착취물을 삭제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