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기 주주총회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통과
2대 주주 국민연금, 반대 의사
서진석 대표, "120억 이하 유지" 약속
배당 확대 질문에 서 회장과 주주들 간 공방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달성 위한 자신감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SK텔레콤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기업 셀트리온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안건을 논란 끝에 통과시켰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가 26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포인트경제)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가 26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포인트경제)

셀트리온은 26일 오전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3기 정기주총에서 ‘제6호 의안: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이사 보수총액 또는 최고한도액을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안건이었다.

해당 안건은 이날 주총에서 표결에 부친 결과, 반대 8.79%, 기권 0.03%, 찬성 47.84%로 보통결의 정족수인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 이상 찬성과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찬성이 충족돼 통과됐다.

이날 신민철 사장(관리부문장)은 "셀트리온이 지난해 합병으로 통합 재구성돼 양사 합산 이사보수 실적은 112억원. 단독 이사보수였던 90억원을 상회해 이사보수 한도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스피 시총 10개사 기업인당 평균보수 수준을 고려해 그 평균을 적용해 200억원을 보수한도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지급한 이사 보수 총액은 56억원이었다.

최근 셀트리온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 성과 등에 비해 보수 금액과 한도가 과다하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주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9명이던 이사는 12명으로 3명 늘었지만, 보수 총액 한도는 110억원이나 늘었다.

주주연대 대표는 "서정진 회장 및 경영진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솔선수범을 했으면 한다”라며 "120억원 한도 내에서 집행해 달라”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이사는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주총 의장도 맡았는데 서 대표는 "한도만 증가할 뿐, 임원들의 보수는 증가하지 않는다"라며 "120억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Infliximab) SC(피하주사)제형 치료제인 ‘짐펜트라’ 영업 활동을 위해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어 화상을 통해 주총에 참여했다.

26일 열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화상으로 등장했다. /셀트리온 (포인트경제)
26일 열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화상으로 등장했다. /셀트리온 (포인트경제)

"합병으로 자본잉여금이 많이 쌓인 만큼 배당을 확대할 계획이 없는가"라는 한 주주의 질문에 화상으로 주총에 참여한 서 회장이 “자본 잉여금이 쌓였다고 무조건 주주에게 돌려주면, 회사 미래 가치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다 사라진다"라며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 제고를 위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목소리가 다소 높아지자 "주주의 거슬리는 발언에도 회장이 부드럽게 답해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올해 세운 매출 3조5000억원 달성을 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셀트리온 김형기 대표는 “램시마IV, 트룩시마, 허쥬마 등이 꾸준하게 매출이 나오고 있고,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신제품 매출도 순조롭다”며 “올해 이 3가지 제품의 목표 매출은 1조6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우성 대표도 “매출 3조5000억원 달성에 있어 공급 이슈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 만약 미달될 경우 주주들의 어떤 요구를 해도 달게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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