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소 효과 기대
수소 전달 메커니즘도 새롭게 규명
촉매 연구 대안 제시
'미국 화학회 촉매(ACS Catalysis)' 3월호 표지논문 발표

고온 조건이 아니어도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화학산업의 필수기술이 '수소화 반응'을 일으키는 촉매기술이 개발됐다. 

그동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고온이 아닌 상온에서 수소화 반응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있어왔지만, 고압의 수소가스를 사용하거나 팔라듐과 플래티늄 등의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이용해야만 했다. 

새롭게 개발된 촉매기술은 온도를 높이기 위해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돼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까지 있으며 수소화 반응에서 일어나는 수소 전달 메커니즘도 새롭게 밝혀졌다고 한다. 

수소 전달 메커니즘의 8각링 전이상태와 6각링 전이상태 비교/한국화학연구원

수소는 촉매를 거쳐 반응물에 전달되는데 이때 수소가 촉매와 반응물의 여섯 자리를 거쳐 전달된다는게 학계의 정설이었고 이를 6각링 전이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8각링 전이상태인 수소가 촉매와 반응물의 여덟 자리를 거처 전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소화 반응이 석유화학과 정밀화학공정 등에 폭넓게 쓰이고 있는 만큼 촉매연구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 본부장과 울산대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세계적인 촉매 분야 권위지 '미국 화학회 촉매(ACS Catalysis)’ 3월호에 수소화 반응 촉매 연구결과를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금속유기골격체의 표면 기능화를 통한 퍼퓨랄로부터 퍼퓨릴 알코올로의 이동 수소화 상온 반응연구 (Catalytic Transfer Hydrogenation of Furfural to Furfuryl Alcohol under Mild Conditions over Zr-MOFs: Exploring the Role of Metal Node Coordination and Modification)’/미국화학학회

황영규 본부장은 "수소 전달 과정의 전이상태 중간체가 밝혀졌기 때문에 새로운 촉매 반응경로 연구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바이로화학 공정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화 반응은 액상수소원과 반응물을 촉매에 함께 넣으며 수소가 촉매를 거쳐 반응물에 전달돼 반응이 이뤄지며 새로운 생성물을 얻는 화학반응으로 화학산없에서는 없어서는 안 된 필수 기술이다. 

플라스틱, 연료, 고무, 섬유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공정의 중간체, 의약품과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공정의 중간체, 바이오 화학공정의 바이오매스를 합성하는 데 널이 쓰인다고 한다. 

수소화 반응은 일반적으로 1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루어지는데, 상온에서의 수소화 반응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이 연구진은 금속유기골격체(MOF·Metal Organic Framework) 촉매에 알코올을 넣고 끓이자 MOF의 지르코늄 산화물 부분에 활성점이 생겼다.

이렇게 반응 자리가 늘어나자 촉매 표면이 활성화되고,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상온 30℃에서도 수소화 반응이 이루어진 것인데, 이렇게 단순 가열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연구진들은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했다고 한다. 

신형 MOF 촉매를 이용해 상온에서 바이오매스 퍼퓨랄(Furfural)’을 화학원료 ‘퍼퓨릴 알코올(Furfuryl alcohol)’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방식으로 석유화학공정과 바이오화학공정 등의 중간체 7종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신형 MOF 촉매가 상온에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새로 개발한 금속유기골격체(MOF·Metal-Organic Framework) 촉매의 반응을 통해 상온에서 바이오매스인 퍼류랄(Furfural)을 화학원료인 퍼류릴 알콜(furfuryl alcohol)로 전환하는 것을 나타낸 그림이다. 연구진은 MOF 촉매의 표면을 알코올로 활성화하여 촉매의 안정성을 향상하고, 반응 활성 자리를 증가시켰다. 그 결과, 수소화 반응의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30℃ 이하의 상온에서도 바이오매스로부터 화학원료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게 됐다./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에서 골칫거리였던 폐열을 반응열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석유화학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80℃ 이상)을 냉각수로 식혀 40℃ 이하로 떨어뜨린 후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냉각수로 식힌 폐열을 새로운 수소화 반응의 반응열로 활용하게 되면 폐열 재활용과 온실가스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실제 실험과 계산과학을 통해 수소화 반응이 촉매와 반응물의 6각링 전이상태 대신 8각링 전이상태를 거쳐 진행된다는 수소 전달 메커니즘도 새로 규명해냈다. 

미국 위스콘신대 화학생물공학과 듀메식 교수가 설명한 6각링 전이상태를 바탕으로 촉매를 만들어왔던 지난 10년간 연구자들이 전이상태를 잘못 알고 있던 것이라고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전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 본부장과 울산대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상온 30℃에서 수소화 반응이 이뤄지는 금속유기골격체(MOF·Metal-Organic Framework) 촉매를 개발하고, ‘미국 화학회 촉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표지 이미지는 MOF 촉매 반응을 통해 바이오매스(퍼퓨랄)를 화학원료(퍼퓨릴 알코올)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을 형상화했다. / 한국화학연구원

지난달 30일 한국화학연구원은 이 연구가 과학기술정통부 차세대 탄소자원화 사업과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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