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면 주민 1523명, 지난해 4월 소작장으로 인한 건강역학조사 청원서 제출
지난해 9월 주민설명회, 10월 건강영향조사 계획 수립
김수민 의원, 10년간 60명이 식도암과 폐암 등으로 숨짐
오는 10일 예정되었던 주민설명회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내년 2월 늦어도 3월 중으로 조사결과 발표 예정

충북 청주시 북이면 내 소각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45명의 주민이 각종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청원이 지난해 4월 제출되면서 이어져온 논란 속에서 이에 관한 건강영향조사가 오는 10일부터 본격 추진된다.

북이면 주민 1523명은 지난해 4월22일 환경부에 '소각장으로 인한 건강역학조사 청원서'를 제출했고, 환경부는 같은해 8월 북이면 주민의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수용하고 9월 주민 설명회를 했다. 10월에는 건강영향조사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기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북이면에는 반경 2㎞ 이내 ㈜클렌코(옛 진주산업), ㈜다나에너지솔루션, 우진환경개발㈜, ㈜DS컨설팅 등 폐기물 처리업체 4곳의 소각시설이 집중돼 있다. 청주시 전체에는 전국 소각시설의 18%인 10곳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환경부 대정부질문에서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북이면 주민 5000여명 중 45명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60명이 암으로 숨졌다. 그 중 식도암과 폐암의 수치가 높다. 건강영향조사 전 과정을 투명하게 주민들에게 공개해달라"고 말했다. 

이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해당 지역의 소각장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그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며 "암종 발생 빈도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7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소각장 밀집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설명회'에서 환경부 관계자가 마을 이장들에게 조사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9월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소각장 밀집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설명회'에서 환경부 관계자가 마을 이장들에게 조사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시스

환경부는 이번 건강영향조사에서 환경오염도 및 주민 건강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분석하여 이 지역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과 암 발생 등 건강피해 간의 과학적 연관성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부터 2달간 전문위원회를 운영하여 북이면의 환경오염 및 주민 건강실태 등의 기초자료를 토대로 필요성을 조사했다. 

지난해 8월 6일 열린 제28차 환경보건위원회는 북이면 지역이 규모에 비해 소각시설이 과밀하고 폐암 등 일부 암 발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건강영향조사 청원 수용을 결정했다.

전국 소각시설 처리용량은 일일 7970톤이며, 북이면 소각시설 처리용량은 일 542톤으로 전국대비 6.8%이다. 

당초 환경부는 올해 2월 10일 이번 건강영향조사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고 조사 방식에 대한 추가 의견을 들을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주민대표와 협의하여 설명회 개최를 연기했다.

충북 청주시 북이면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 지역 / 환경부

이번 건강영향조사는 크게 '환경오염도'와 '주민건강' 조사 2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며, 환경오염도 조사는 대기확산모델링을 통해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다이옥신,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의 영향권을 파악한 후 대기, 토양 등의 오염도를 이달부터 측정한다고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청주시의회는 의회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민은 폐기물 소각장들이 재난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고, 소각장 관련 소송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창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금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ESG청원이 제출한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폐기물처리시설(소각 등)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부동의할 것을 촉구했었다.

"소각장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청주시 북이면은 지난해만해도 45명이 암으로 고통받고 지금까지 다수가 후두암이나 폐암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며 지난 해 11월 충북 청주지역 주민과 정치권은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 폐기물 소각장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에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조사지역 현황
조사지역 현황/환경부

환경부는 건강영향조사가 올해 12월 15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분야별 자료 정리·분석을 거쳐 이르면 내년 2월 늦어도 3월 중으로 조사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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