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MBC보도, 유원장의 욕설이 담긴 녹취록 공개
외상센터와 다른 과와의 협진 문제로 유 원장과 이 교수가 나눈 대화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한국을 떠날 분은 이국종 교수가 아니라 유원장"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중증외상센터, 민간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한다." 외 2건

이국종 교수(왼쪽), 유희석 병원장(오른쪽) [사진 출처=뉴시스]

아주대학교 유희석 병원장이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과거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으며 관련 국민청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13일 MBC보도에서 유 원장이 이 교수를 향해 "때려치워 이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라는 욕설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원장이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고 말하자 이 교수는 힘없이 “아닙니다”라는 답변이 이어진다.  문제가 된 녹음파일은 4~5년 전  외상센터와 병원 내 다른 과와의 협진 문제를 두고 유 원장과 이 교수가 나눈 대화의 일부로 알려졌다. 

유 원장은 외부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국종 교수는 훌륭한 의사"라고 밝혀왔고, 외상센터장을 맡은 이국종 교수의 위치를 생각하면 이런 폭언이 이해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녹취록은 4∼5년 전 내용으로 원장은 오래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이 교수가 우선 파견근무를 간 상황이어서 내용을 파악하고 병원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밝혔다.

[이미지 출처=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인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을 떠날 분은 이국종 교수가 아니라 유원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국회 안행위의 국정감사장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이국종 교수의 발언이 당시 마음에 걸렸다"며 "침울하고 힘없이 '여기까지인가보다'고 의기소침해하던 심정을 이제야 알 것 같다"고 썼다. 

이어 "환자의 생명권과 응급의료현장의 시스템 개선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한 사람에게 감사와 보상은 고사하고 쌍욕 세례를 퍼붓는 병원장의 갑질 행태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국종 교수와 외상센터 관련 청원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돈 안되는 중증외상센터, 민간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아주대의료원장을 파면시켜주세요', '이국종 외상치료전문병원 설립 청원합니다.' 등 이번 논란과 관련한 안건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최고의 참여인원을 기록한 '권역외상센터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 청원의 (28만 1985명 동의)의 청와대 답변 이후 다시 등장한 내용이다.

한편, 해군 명예 소령인 이국종 교수는 지난해 12월2일 부터 오는 1월31일까지 미국센디에이고에 기항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에 파견돼 태평양 횡단 항해를 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죽음의 고비까지 갔던 ‘아데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귀순 북한 병사 오창성씨를 살려낸 중증외상 분야 권위자로 중증외상센터의 확대와 국가 지원 필요성 등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병원 측이 권역외상센터 인력 충원 목적으로 받은 정부 예산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증언했고, 인력 부족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 "요즘은 여기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의원들과 언론, 정부 각 부처가 선의를 가지고 도와주고 있지만, 정작 중증외상환자를 살리는 의료기관이 핵심 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해보려 노력했는데 한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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