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을 생물·화학 융복합 전환… 의약품 및 플라스틱 원료 등 생산
美 화학회 『지속 가능 화학 및 공학(IF:6.97)』 12월호 게재
미생물 이용해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을 유용한 소재로 전환하는 데 성공
테레프탈산을 갈산(92.5%), 카테콜(90.1%), 피로갈롤(20.8%), 뮤콘산(85.4%), 바닐릭산(29.4%)으로, 에틸렌글리콜을 글라이콜산(98.6%)으로 전환

'플라스틱 페트병'을 '의약품'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기술 개발 ⓒ포인트경제

저렴하고 널리 사용되는 물질인 플라스틱은 환경폐기물이 되면 지구환경오염의 주범중 하나이며 전 세계가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플라스틱 페트병을 의약품 원료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이 개발되 화제다.

페트병의 주성분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화학적으로 분해하고, 생물학적으로 전환해 유용한 소재로 바꾸는 기술이다.

▲연구원이 미생물을 이용해 테레프탈산을 갈산, 바닐릭산 등으로 변환하는 생물학적 전환을 시키고 있다.
▲연구원이 미생물을 이용해 테레프탈산을 갈산, 바닐릭산 등으로 변환하는 생물학적 전환을 시키고 있다. [이미지 출처=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은 김희택·주정찬·차현길 박사팀, 고려대 김경헌 교수팀, 이화여대 박시재 교수팀은 공동으로 PET를 의약품과 플라스틱 원료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달 23일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물을 이용해 PET를 단량체(단위 분자)로 친환경적으로 분해하고, 이를 미생물을 이용해 유용한 소재들로 전환하는 전략을 설계했다.

▲버려진 PET는 화학적으로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로 분해된다. 이어서 미생물을 이용해 테레프탈산은 핵심 중간산물인 프로토카테큐산을 거쳐 갈산, 피로갈롤, 카테콜, 뮤콘산, 바닐릭산으로 전환된다. 에틸렌글리콜은 해당 물질의 대사균주를 이용해 글라이콜산으로 전환된다.
▲버려진 PET는 화학적으로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로 분해된다. 이어서 미생물을 이용해 테레프탈산은 핵심 중간산물인 프로토카테큐산을 거쳐 갈산, 피로갈롤, 카테콜, 뮤콘산, 바닐릭산으로 전환된다. 에틸렌글리콜은 해당 물질의 대사균주를 이용해 글라이콜산으로 전환된다. [이미지 출처=한국화학연구원]

먼저, PET를 마이크로웨이브 반응기에서 230℃ 조건으로 물과 반응시켜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로 화학적으로 분해했다. 수율은 99.9%에 달했다.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

테레프탈산

화학식 C8H6O4. 방향족 디카르복시산의 하나. p-크실렌산을 과망간산칼륨 · 삼산화크롬 등으로 산화해 얻는데, 공업적으로는 코발트 등 중금속 촉매를 사용한 p-크실렌의 공기산화, 또는 프탈산칼륨을 고온에서 이성질체화(異性質體化)시키는 헨켈법으로 제조한다. 

백색 결정으로 물 · 에탄올에는 거의 녹지 않고, 벤젠 · 에테르에도 독지 않으나, 알칼리수용액에는 염(鹽)을 생성하며 용해한다. 테레프탈산과 글리콜에 의한 폴리에스테르(폴리테레프탈산에틸렌 섬유)는「테토론」이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져, 합성섬유로 대량생산된다. 1가(一價)인 지방족 알코올과의 에스테르는 플라스틱의 가소제(可塑劑)로 사용된다.
[출처=사이언스올]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 )

에틸렌글리콜

분자식 HOCHCHOH. 가장 간단한 글리콜류(類)로서 점조(粘稠)한무색의 액체이다. 글리콜 또는 1, 2-에탄디올, sym-디옥시에탄이라고도 한다. 단맛이 나며 흡습성(吸濕性)이 강하다. 합성수지 · 합성섬유의 원료가 된다. 
합성섬유, 특히 폴리에스테르계 합성섬유(폴리테레프산에틸렌)나 자동차용 합성수지인 알키드 수지의 제조원료로 쓰인다. 또 자동차의 부동성 냉각제(不凍性冷却劑)로 다량 사용된다.
[출처=사이언스올]

이어서 미생물을 이용해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을 유용한 소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테레프탈산을 갈산(92.5%), 카테콜(90.1%), 피로갈롤(20.8%), 뮤콘산(85.4%), 바닐릭산(29.4%)으로, 에틸렌글리콜을 글라이콜산(98.6%)으로 전환했다.

갈산과 뮤콘산, 바닐릭산, 피로갈롤, 글라이콜산 등은 의약품과 플라스틱 원료, 방향 성분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대표적으로 갈산은 의약품(항산화제) 중간체, 뮤콘산은 플라스틱 단량체, 바닐릭산은 의약 및 화장품용 방향 성분으로 쓰인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PET 재활용 방법의 낮은 활용도를 개선하는 모델로, 버려지는 PET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이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로 테레프탈산이 갈산, 바닐릭산 등 최종 물질로 변환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연구원이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로 테레프탈산이 갈산, 바닐릭산 등 최종 물질로 변환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한국화학연구원]

기존 PET 재활용은 기계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으로 이뤄진다. 기계적 방법은 파쇄·세척·건조와 같은 기계적 처리와 열처리를 통해 PET 섬유를 회수해 새로운 PET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가공 중 섬유의 길이가 짧아지는 품질 저하가 일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화학적 방법은 PET 섬유를 분해하고, 단량체를 회수해 재중합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비용이 높은 탓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한국화학연구원 김희택 박사는 “기존에 폐기물로 취급됐던 폐플라스틱의 원료화 및 소재화 기술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향후 PET를 포함한 폐플라스틱 자원화 및 소재화 기술 개발이 이번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지속 가능 화학 및 공학)(IF:6.97)』 12월호에 게재됐다. 또한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Korea Bio Grand Challeng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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