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부작용 사례 5년만에 3배 급증
2014년 부작용 사례 2,800건, 지난해 7,299건으로 급증해 하루에 5명꼴로 부작용 발생
지난해 피하출혈 증상 3,885건으로 53% 차지
지난 5년간 치료비 100만원 이상 사고도 총 50여건 발생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인 헌혈을 하고 부작용 사례가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에 대한 보상금 지급 건수와 병원 치료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국회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헌혈 부작용 사례가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기준 전체 부작용 발생 건수 2,800건에서 2018년 7,299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 하루에 평균 5명꼴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피멍을 유발하는 피하출혈이 총 3,885건으로 전체 부작용 사례 중 53.2%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현기증과 구토 및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혈관미주신경반응이 2,762건(37.8%), 구토와 재채기등을 유발하는 구연산반응이 116건(1.5%) 발생했다.

지난 5년간 연도별 채혈 건수 및 헌혈 부작용 현황[자료 제공=진선미 의원실]

혈관미주신경(Vasovagal)
뇌 신경 중 하나로 내부 장기와 연결된 미주 신경이 혈관에 연결되어 있어 혈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신경이다. 연수에서 시작되어 흉곽과 복강으로 뻗어져나와 있으며, 특히 전신의 혈관에 인접하고 있다. 

미주신경[이미지 출처=서울아산병원]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혈압을 올리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데 미주신경이 이를 억누르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작용하여 오작동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심한 운동을 하고 난 뒤, 대소변을 오래 참다가 정신을 잃곤 한다. 실신을 겪게 되면 단순 미주신경성 실신인지 심뇌혈관계 실신인지 확인해야 한다. 미주신경성 실신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는 기립경사도검사(Head-up tilt test)가 있어 침대의 각도를 변화시키면서 혈압과 심박동을 감소를 확인하게 된다. 보통 손떨림이나 어지럼증, 울렁거리는 등의 전조증상이 발생하면 앉거나 누워서 휴식하여 실신을 예방해야 한다.

헌혈이나 채혈 부작용 중 가장 많은 형태는 혈관미주신경반응으로 인해 어지러움이 발생하거나 현기증으로 쓰러져 다치는 것으로 간혹 이차적인 외상도 발생한다.
[출처=서울아산병원]

지난 5년간 연도별 헌혈 부작용 증상별 현황[자료 제공=진선미 의원실]

또한, 지역별 부작용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서울 동부혈액원(노원구, 성북구, 강북구, 동대문구, 종로구, 성동구, 중랑구, 의정부시, 구리시)에서만 총 2,107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어 전체의 28.8%로서 가장 많은 사례가 발생했다. 그 뒤로 서울남부혈액원(강남구, 광진구, 강동구, 송파구, 동작구, 하남시)이 890건(12.1%), 부산 729건(9.9%) 순으로 발생했다. 

현재 2019년 8월 기준 총 5,261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는 이미 작년 발생 건수의 72%를 넘은 수치로서 올해에는 작년의 전체 부작용 사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2017년 이후 질병관리본부의 헌혈관련증상 처리 기준이 세계수혈학회의 변경된 분류기준에 맞추어 개정됨에 따라, 이에 적십자사도 매우 경미한 헌혈관련 증상도 등록 및 상담 등 사후관리를 강화한 결과 헌혈 증상 보고 건수가 증가했다.”며 “300만여건에 달하는 전체 채혈건수 중 부작용 사례 발생 비율은 최대 0.3%인 매우 적은 수치이며 부작용 증상 대다수는 헌혈자의 충분한 휴식으로 빠른 시간 내에 회복되는 경미한 증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부작용 발생으로 인한 병원 치료 건수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기준 545건에서 지난해 729건으로 33.4% 급증했다. 구체적 사유로는 혈관미주신경으로 인한 병원 치료가 지난해 259건(35.5%), 그 뒤로 통증이 213건(29.2%), 혈액유출이 205건(28.1%) 순이었다. 

지난 5년간 헌혈 부작용 관련 병원 치료 건수[자료 제공=진선미 의원실]

또한, 최근 5년간 헌혈 부작용으로 인해 50여명 이상에게 100만원 이상의 치료비가 발생했다. 이 비용은 병원 방문, 약품 처방 등 일회성 치료가 아닌 장기치료 등으로 발생한 비용이다. 지난 2014년에는 치료비 약 1100만원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으며 2016년에는 860만원의 치료비 발생 사고 등 고액의 치료비가 보고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 5년간 헌혈 부작용 관련 치료비 100만원 이상 발생 건수[제공=진선미 의원실]
지난 5년간 헌혈 부작용 관련 치료비 100만원 이상 발생 건수[자료 제공=진선미 의원실]

이에 진선미 의원은, “적십자사의 부작용 발생 보고 기준 변경으로 그동안 대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부작용 사례가 대폭 집계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국민들이 걱정없이 헌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된 헌혈사고의 경우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적십자사 측에서 더욱 철저한 헌혈 안전 대책 및 사후 보상체계를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의학신문에 따르면 차량 단체 헌혈에서 부작용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차량이라는 협소한 공간과 한정된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채혈 업무’로 인한 헌혈자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좋은 마음으로 생명을 구하는 헌혈을 하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없기 위해서는 걱정없는 환경 조성 밖에 없겠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