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연구진, 효소의 작동 원리 닮은 고체 촉매 개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효소와 유사한 불균일촉매를 개발해 수소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50% 이상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광촉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은 높은 효율, 낮은 가격, 친환경성이라는 어려운 포인트를 모두 잡은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성과로 향후 수소생산은 물론, 촉매를 사용하는 많은 화학공정에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과 남기태 미래소재디스커버리 d-오비탈 제어소재 연구단 단장(서울대 교수), 김형준 KAIST 교수팀이 공동으로 얻어낸 결과다.

개발된 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모습 [출처=IBS]
개발된 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모습 [출처=IBS]

또한 이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최고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 IF39.2)지 온라인판에 23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우리 몸의 효소와 작동원리가 유사한 불균일촉매를 개발하고, 효율이 높은 균일촉매와 저렴하고 재활용 가능한 불균일촉매의 장점만을 결합한 새로운 촉매를 제조했다. 

불균일촉매는 반응물, 생성물과 동일한 phase 상태(기체, 액체 혹은 고체)가 아닌 고정 고체상태의 상(phase)이다.

효소는 주변 단백질과 수소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으로 주변 환경과 반응하기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자신의 구조를 바꿔 촉매반응에 참여한다. 

이 촉매는 효소와 마찬가지로 구리와 이산화티타늄이 상호 전자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진행하고, 구조를 변화시켜 효소와 유사하게 촉매반응에 참여한다.

또 연구진은 개발된 촉매를 햇빛을 이용해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 적용하고, 전달받은 빛의 40%이상을 수소전환반응에 사용하는 뛰어난 수소생산 성능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성능이 가장 우수한 값비싼 백금/이산화티타늄 광촉매와 비등한 성능이다.

단원자 구리와 주변 이산화티타늄의 의사소통 [제공=IBS]
단원자 구리와 주변 이산화티타늄의 의사소통 [출처=IBS]

값비싼 백금 대신 구리를 사용해 경제적일뿐 아니라, 반응에 쓰였던 불균일촉매는 다시 회수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만큼 폐촉매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란 장점도 있다.  

이번 연구는 가장 이상적인 촉매인 효소와 유사하게 작동하는 불균일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불균일촉매의 가장 큰 단점인 낮은 효율 문제를 해결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현택환 IBS연구단장은 "개발된 촉매를 물을 햇빛으로 수소로 생산하는 광촉매반응에 적용하면 상온·상압에서도 안정적이고, 높은 효율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값싸게 제조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즉, 불균일촉매와 균일촉매의 장점만을 결합해 저렴한 가격으로, 효율과 안정성이 높고, 재활용까지 가능한 기존과 전혀 다른 혁신적인 촉매이며, 다량의 반응물을 다루는 화학공장, 에너지 산업 등에 적용해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현택환 단장은 "현 정부가 이야기 하는 수소경제는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수소를 값싸게 만들어야 하며, 옮기거나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연료장치로 수소자동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면서 이 기술이 지닌 활용성에 기대감을 전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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