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전망
엔화 강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엔 캐리 트레이드와 글로벌 금융시장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일본은행이 도쿄 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정책 해제를 논의 중이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해체] 회의 결정 내용 공개 오후 우에다 총재 기자회견 / NHK 19일 보도 캡처(포인트경제)

일본은행은 19일 이틀째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해제 등 대규모 금융완화책의 전환을 논의하고 정책운영 방침을 정한다고 밝혔다. 결정한 정책내용은 오늘 오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다.

지난 7일 도쿄 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강세가 두드러지며 환율은 1달러당 147엔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이는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일본은행이 3월 금융정책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엔화 강세는 닛케이 평균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한때 500엔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러한 엔화 강세는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1달러당 151엔대까지 하락한 후 반전된 것으로, 최근 2월 151엔대에 근접했음에도 달러화 강세가 멈춘 것으로 보아 시장이 이 수준을 강한 저항선으로 인식함을 시사한다. 이로써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강세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형태로 2%의 물가안정 목표 실현이 지속적으로 전망될 수 있는지 확인 후 금융완화책의 기둥이 되어 온 마이너스금리정책의 해제를 논의한다.

일본은행 노무라 종합 연구소(野村総合研究所)는 ▲예상보다 축소된 1월 실질임금의 하락 폭 ▲올해 봄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임금인상을 30년 만에 5%대 넘은 5.85% 요구(일본 노동조합 총연합)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전망 발언(일본은행 심의위원의 강연) 등을 기반한 예측을 내놨다. 이는 직접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정책 해제 시기와는 관련이 없다.

이런 배경 하에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해제되면, 향후 일본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특히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일본 외환 시장에서도 엔화 가치 및 닛케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 분석가 오호츠키(大槻 奈那) 교수는 "환율은 상대국과 자국과의 금리 차이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약 일본의 금리가 더욱 올라가면 시장에서 엔화를 구매하는 움직임이 강해져, 엔고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엔고가 진행되면 수입품의 물가가 내리기 쉬워지지만, 보유하는 외화매매의 자산이 감소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장기간 유지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변화는 엔화 가치에 큰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 경제와 수출 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엔화 강세가 진행될 경우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고 이는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부 수출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100조 원이 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이동에도 주목해야 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낮은 정책금리를 활용한 투자 전략으로, 투자자들이 낮은 이자율로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해외의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23년 8월 기준 14조 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보유해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2.1%를 차지했다. 절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충분하다. 실제 일본은 작년에 우리 주식 5520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주요국 중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일본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직접적으로 빠져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 위축에 따른 간접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오랜 기간 당연하게 여겨졌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경각심을 갖고 대비할 때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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